[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한진그룹이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학연 등으로 엮이거나 최측근이 여러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맡는 구조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4일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한진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보고서를 통해 형식적 지배구조 구축보다 이를 작동시킬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한진그룹 내 주요 상장사의 사외이사진은 독립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며 "합리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수행할 전문적인 사내이사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사외이사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가 최근 5년간 한진그룹 주요 상장사의 전·현직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은 △회장의 경복고 동문 △그룹 회장 등이 수학한 USC 학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법무 자문그룹 등 이해관계자 △그룹 내 계열사 간 회전문 인사로 분류됐다.
앞으로 선임될 사외이사가 지금처럼 조 회장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인사로 구성되면 앞서 한진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개선 방안이 무용지물이란 것이다.
독립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일반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제약 없이 후보를 자유롭게 추천할 수 있는 공개 채널을 만들고 이렇게 형성된 풀(Pool)에서 투명한 절차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 이슈를 관리할 사외이사 중심의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고 체계적이고 검증된 전문 경영인 육성 방안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의 업무성과와 보수가 연동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과도한 계열사 지원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2014년 이후 한진해운에 7000억원 이상을 지원한 것을 포함해 지속적인 출자 등으로 약 2조6000억원의 우발 채무를 부담하게 되면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A0'에서 'BBB+'까지 떨어졌고 전 계열사로 신용위험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최근 다년간 영업적자가 이어진 호텔과 관광레저 산업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인 가치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시장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진칼은 행동주의펀드 KCGI와 주주제안을 두고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진칼은 KCGI의 주주제안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지난달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