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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미봉책…진통 여전할 것"
"핵심 비켜가…노사 모두 만족할 대안 아니야"
입력 : 2019-01-07 오후 5: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권안나·강명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계는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에 대해 "핵심을 비켜가 버린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각종 진통을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 835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업계의 비용증가 부담을 해소할 대안이 없는 데다 경제계가 요구한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 논의 등은 생략된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오후 발표된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낡은 최저임금 결정방식에서 벗어난 진일보한 방안"이라며 "전문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구간설정위원회를 신설하고, 공익위원 선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기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구조 개편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향후 중립적인 위원 구성, 객관적인 지표에 기초한 최저임금 결정 산식(Formula) 등 위원회의 합리적 운영을 담보할 방안들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날 오후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저임금위에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별도의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저임금위에서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공익위원이 참여했으나 노사 양측의 의견 대립이 심해 정부에서 임명하는 공익위원의 의지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제시한 객관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가 최저임금을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안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이슈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대한상의가 상황을 주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반면 경총과 중기중앙회 등 경제계는 불만을 나타냈다. 기존 결정체계를 이원화했으나 결과적으로 결정방식은 크게 차이가 없어서다.
 
경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는 기업의 지불능력, 고용여력, 생산성 같은 요인에 대한 고려가 보다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 하고,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방안,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에서 대한 책임성 강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한다"며 "근로자의 최저생계보장 측면에서의 최저임금제도 목적은 상당정도 충족한 반면 기업 경영에는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으므로 구시대적인 최저임금 산정기준과 임금체계의 합리적·합법적 개편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주최로 열린 경제4단체 초청 긴급 간담회에 참석,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은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4번째로 높다"며 "최저임금 결정구조도 보다 공정하고, 객관성과 전문성을 담보하면서 연령·지역별 부분을 도입하는 등 종합적·체계적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중기중앙회도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제도개선안이 제도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면서도 "정부 안이 보완책은 될 수 있으나 2년 연속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당장 생계유지가 불확실한 영세기업에 대해 당초 검토하기로 한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에 경제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근로자 10명 중 4명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기타 기업 등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2020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본격 심의하기 전까지 업종별·규모별 실태조사와 관련 법 개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7월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해서 최저임금에 관한 논란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라며 "구간설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도 노사 양측의 추천을 받아 구성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들이 노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면 대립구도가 재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저임금위 개편보다 최저임금 속도를 조절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는 "누가 추천되더라도 과거 이력·성향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구간설정위원회 구성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영세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오를 대로 오른 최저임금의 실질적 속도를 조절하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개편안을 확정한 게 아니라 이제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므로 딱히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논란을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지만 문제의 핵심을 비켜간, 노사 모두 만족할 대안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최병호·권안나·강명연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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