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공동주택 내 층간 흡연으로 인한 민원 발생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매년 수백건의 이웃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공동주택에서 층간 흡연으로 인한 민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아파트 분쟁 민원 중에 층간 흡연은 353건에 달한다. 특히 층간 흡연은 2015년 260건 이후 매년 증가추세다.
문제는 올해 층간 흡연을 관리소장이 중재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됐음에도 현장에서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법률상에 관리소장을 중재권자로 못박으면서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배경은 법안의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권익위와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할 당시 층간소음 제도를 참조해 관리소장을 중재권자로 명시했다. 당초 정부는 관리소장 등 관리주체에 공동주택 실내 흡연 중단 권고 및 사실 관계 확인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주거권과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중재'로 압박 수위를 낮췄다. 다만 당사자가 거부하면 중재 역할도 못하게 된다. 주민간의 갈등이 관리소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당시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도 건강증진법에 보건소 직원 등을 활용해 층간 흡연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안을 검토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정안 추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층간 흡연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권익위와 국토부는 법안을 밀어부쳤고, 결국 실효성없는 대책에 행정력을 낭비한 셈이 됐다.
정부 한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층간 흡연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자 권익위와 국토부가 땜질식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정부는 책임 권한에서 빠지고 관리소장에게 책임을 지도록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층간 소음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주민 입장에서는 법에 명시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볼수밖에 없어 관리주체에 불만을 갖게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층간 소음도 일차적으로 관리소장 등이 중재하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층간 소음은 일차적으로 중재가 안되면 기관을 통해 소음 측정 등으로 객관적인 근거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상황"면서 "다만 층간 흡연은 이러한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갈등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