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2주만에 다시 한번 '검은 목요일'이 재연되면서 글로벌증시가 크게 하락했다. 2주 전에는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공포감이었으나, 이번엔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공포감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3% 하락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3.7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8%, 홍콩 항셍기업지수는 1.53% 각각 하락했다.
간밤의 뉴욕증시 폭락이 동반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지수는 2.41%, S&P500지수는 3.09%, 나스닥지수는 4.43% 각각 급락했다. 또 유럽에서는 유로스톡스50(-0.38%)를 비롯해 독일 DAX지수(-0.73%), 프랑스 CAC지수(-0.29%), 스페인 IBEX지수(-0.56%), 이탈리아 FTSE MIB지수(-1.69%)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2주만에 다시 한번 뉴욕발 검은 목요일이 되풀이된 것이다.
이번 하락도 2주 전과 똑같이 뉴욕 기술주 급락부터 시작됐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3% 이상 하락했다. 2주 전에는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기술주 투매 현상으로 나타났고, 이번에는 기술주 실적 우려가 투매로 이어졌다. AT&T의 어닝쇼크가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애플 등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문제는 금리발 공포가 아닌 실적 우려 공포이기 때문에 해소가 쉽지 않다. 2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일부 제조업에서 비용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최종 제품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관세부과 부작용이 4분기부터 본격화되고 내년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TSE러셀의 알렉스 영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글로벌경제에 대한 전망이 점점 어두워져 내년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내년 이익증가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현재 주가도 싸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
이외에도 사우디의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에 대한 부담, 유럽연합(EU)의 이탈리아 예산안 거부 등의 글로벌 리스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는 증시의 하락세의 이유로 ▲연준의 정책 실수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 부담 증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미 중간선거 불확실성 ▲10월의 계절적 요인 ▲미 경제 확장기 마지막 단계(경기 침체 임박) ▲브렉시트(Brexit) ▲이탈리아 예산안 위기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종료 임박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논란의 정치적 여파 ▲신흥시장 건전성 우려 ▲미 기업들의 실적 둔화 신호 ▲중국 경기 불안을 악화하는 미·중 무역관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등을 꼽았다.
국내증시 또한 이같은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지수는 박스권을 형성하던 시절의 중심선이었다는 점에서 싸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시기는 다른 문제”라며 “내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한 5~6월에 조정이 끝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에 미국 경제성장률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두 차례로 바뀔 수 있고, 이럴 경우 달러 강세가 멈추고 신흥국으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