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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특명…"코발트 비중 5%로 낮춰라"
"비싸지만 꼭 필요한 코발트…2025년 되어도 고민 계속"
입력 : 2018-09-30 오후 3:27:5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배터리업계가 코발트 비중을 5%로 낮추는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전기차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 수요가 급증, 핵심 원료인 코발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원가부담이 커진 탓이다.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되 코발트 비중을 획기적으로 낮춘 제품을 개발, 기술·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는 것은 업계의 생존전략이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NCM811(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배터리 등 중대형전지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LCO(리튬산화코발트)계열 배터리와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혼합한 NCM계열(삼원계) 배터리다. 현재 NCM 가운데는 세 원료의 혼합비율을 6:2:2로 맞춘 NCM622가 주종이다. NCM811은 기존 제품보다 코발트 비중을 10%까지 낮췄다. 업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코발트 비중을 5% 이하로 낮추는 황금비율 찾기에 나섰다. 배터리 원료값은 줄이되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코발트 함량을 구하는 게 핵심 과제다.

이른바 '코발트 다이어트'를 공식화한 것은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다. 그는 지난 5월 '모델3' 차량을 출시하며 "장차 코발트 배터리의 비중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업계도 그간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LG화학은 현재 사용 중인 NCM622 이후에는 NCM712를 적용하고 2022년에는 NCM811 또는 알루미늄을 결합한 NCMA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도 코발트 비중을 5%에 맞추고 니켈 비중을 90% 이상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업계의 고민은 코발트의 가격이 급등했으나 현재 기술로는 이 원료를 포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코발트는 지구 지각에 약 0.0025%만 존재한다. 희소하기도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배터리의 과열을 방지, 출력을 높여준다. 현재 글로벌 코발트 수요는 배터리 부문이 약 50%를 차지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러다 보니 최근 2~3년 사이 코발트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했다. 런던광물거래소(LME)에 따르면 9월 4주차 코발트 가격은 톤당 6만2250달러다. 올해 4월 평균가격(톤당 9만1250달러)보다는 31.8% 떨어졌지만, 지난 2015년 평균가격(톤당 2만4250달러)과 비교해서는 156.7%나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가격의 상승세가 4월 이후 다소 하락세지만 2025년에는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25%가 전기차가 될 것이므로 장기적 추세에서 코발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할 것"이라며 "코발트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은 전기차시장 개화기 때부터 제기됐으나 이 정도까지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딱히 코발트를 대체할 원료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전지에는 코발트의 함량을 낮출 수 있으나 중대형전지는 배터리 크기가 큰 만큼 화학적 불안정성을 잡기 힘들다"며 "상용제품에서 아예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지만 완성차업체에 납품하기 위한 상품으로써의 가치와 경쟁력을 가지려면 코발트만 한 원료가 없다는 말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역시 배터리 납품단가를 줄이려고 업계에 코발트 비중을 낮출 것을 요구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의 요구는 대략 10% 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에서 원료의 비중이 50% 정도인데, 코발트 함량을 낮춰 납품값을 인하하는 것은 업계의 비용적 필요이자 완성차업체 수주와 생존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NCM계열 배터리를 통해 코발트 비중을 낮추며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4%였던 NCM계열 배터리의 사용 비중은 2019년에는 70%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NCM계열 배터리는 출력밀도가 우수해서 중대형전지 등을 만드는 데 적합하기는 하지만 망간이 많아지면 저항이 커져서 배터리 용량과 수명에 안 좋다"며 "원가를 고려하면 코발트의 가장 적절한 양은 5%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코발트를 줄이면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배합을 찾기 위해 연구할 점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와 원료들의 비중을 1~2% 조정해서 고에너지를 달성하면서 안정성도 갖추고 가격도 낮추는 동시에 충전시간을 10분이라도 줄이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단순한 숫자놀음일 수 있으나 엔지니어들은 잠도 못 자고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전기차 수요가 급팽창할 2025년이 되어도 고민은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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