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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명분 없는 국토부 심사지연, 직무유기 아니면 뭐냐"
국토부 '과당경쟁' 이유 신규 진입 빗장걸기 논란…정작 항공시장은 '유례없는 호황'
입력 : 2018-07-23 오후 5:25:3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항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 LCC를 늘리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한편 지역경제도 살리자는 요구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현재 항공시장이 과당경쟁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규 시장 진입을 불허 중이다. 국내 항공시장의 규모가 날로 커지는 데 반해 사업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편제됐다는 점에서 국토부가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만 고려, 신규 면허를 막는다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23일 강원도 양양군과 속초시, 고성군, 인제군 지역 주민 600여명은 청와대 앞에 집결, 양양군 소재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LCC 플라이강원의 항공운송면허 발급을 촉구했다. 주민들이 폭염 속에도 거리에 나선 것은 정부가 사실상 신규 LCC 사업자의 면허 발급에 빗장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라이강원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세차례나 신규 면허를 신청했지만 국토부가 차일피일 심사를 미루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플라이강원 외에 에어로케이와 에어대구, 호남에어 등도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지만, 국토부는 지난 2015년 에어서울의 면허 발급을 마지막으로 지금껏 신규 면허를 불허 중이다.
 
국토부가 신규 면허를 반려한 근거는 항공사업법의 '사업자 간 과당경쟁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국내 항공시장의 규모에 비해 현재 대형 항공사와 LCC 등 8개의 항공사가 난립하는데, 신규 사업자까지 허가하면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국회서 열린 항공산업 진입규제 개선 토론회 때도 국토부는 "다수 업체가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인데, 건실한 사업자를 진출시키겠다는 취지"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논리와 명분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우선 국내 항공시장은 수요가 폭발, 과당경쟁 우려의 실체적 근거가 없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도 올해 상반기 항공교통량은 총 39만4000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5.4% 늘었다. 우리나라 하늘길 중 가장 바쁜 '서울-제주·동남아' 구간은 일평균 773대가 이용, 전년보다 11.4% 증가했다. 국토부는 "하반기에도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 등 해외여행 성수기로 올해 항공교통량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 항공시장이 유례없는 호항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부가 2015년 12월 에어서울의 면허를 허가할 때 내세운 명분과 현재 신규 면허를 불허하며 내건 명분이 서로 충돌한다. 당시 국토부는 "최근 5년간 국내 항공시장 규모가 연평균 7.8% 성장 중"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확보고자 세운 에어서울의 면허를 허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스스로 항공시장의 성장성을 강조했으면서도 정작 1년 후에는 "시장이 과당경쟁"이라며 신규 면허를 불허하는 중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러다 보니 국내 항공시장은 과당경쟁이 아니라 독과점시장이 됐다는 지적이다. 국내 8개 항공사 중 대한항공 계열(대한항공·진에어)과 아시아나 계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이 5개로, 시장의 수익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에 따르면, 2016년 대한항공 계열과 아시아나 계열의 시장공급 점유율은 88.4%(대한항공 계열 58.1%, 아시아나 계열 30.3%)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점유율은 94.9%(76.0%, 18.9%)나 된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올해 3월 항공사업법 개정하기로 하고 신규 면허 요건을 현행 자본금 150억원, 보유 항공기 3대에서 자본금 300억원, 보유 항공기 5대로 강화했다. 시장경쟁을 촉진하고 규제를 개선하는 것과 반대다. 정 교수는 "항공시장이 과당경쟁은커녕 독과점시장이 됐지만, 정부의 일하는 방식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인 한 LCC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신규 면허를 불허하는 것은 더이상 명분도 논리도 없다"며 "그럼에도 시장 진입을 막으니 혹시 특정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는 직무를 유기하거나 대형 항공사 눈치를 보거나 둘 중 하나"라며 "정부는 과당경쟁을 우려하며 빗장을 걸 게 아니라 신규 진입은 자유롭게 하되, 일부 항공사처럼 부실·방만경영을 한 회사는 사업권을 회수하는 등 엄격한 사후관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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