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신시장 개척을 위해 활발하게 진출해온 베트남에서 한달 넘게 증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현지 진출 증권사들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치민증권거래소(HOSE) VN지수는 5월 들어 9.93% 하락했다. 지난 4월초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21.23% 급락세다.
VN지수가 하락한 이유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시장 유동성 위축이 꼽힌다. VN지수는 지난 4월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차익실현 욕구가 확대됨에 따라 매도물량이 쏟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급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약화됐다.
아울러 해외 불확실성과 글로벌 증시 약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미 기준금리 인상 등이 외국인의 매매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5월 HOSE에서의 외국인 순매도는 총 2억2500달러(28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4월 순매입 규모의 절반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쑤언토 삼성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시장은 투기적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지대해 변동성이 크다”면서 “이를 고려할 때 최근의 시장 약세가 단기에 종료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조정세에 대해 ‘이성적인 투매’로 진단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증권사의 수익에도 부정적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진출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0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작년 자본금 규모를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KB증권은 지난 1월 베트남 자회사 KBSV(KB Securities Vietnam)를 출범했고, NH투자증권은 베트남 합작법인을 100% 자회사로 편입해 ‘NHSV(NH Securities Vietnam)를 설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은행(IB) 업무에 좀 더 치중하고 있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법인의 주요 사업 내용은 에쿼티(주식, 지분)가 아닌 해외부동산 등의 IB가 주력인데, 현재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가 있다”며 “증시가 안 좋다고 해도 비즈니스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사업이 초창기라는 점에서 별다른 계획의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KB증권 측은 “IT를 활용한 리테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데 실적이 가시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면서 “중장기적인 플랜이라는 점에서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창기라는 점에서 증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낮은 편”이라며 “증시가 흔들려도 해외법인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증시가 지난 4월초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현지 진출 국내 증권사들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베트남 증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신화사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