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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삼성생명에 전자주식 처분안 마련 재촉구
9일 기자간담회, "삼성전자 주가 변동 충격, 타보험사보다 20배커"
입력 : 2018-05-09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 문제는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하면서, 삼성생명이 직접 방안을 마련해오라고 재촉구했다. 또한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안을 대심제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심제는 검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하는 것으로 일반 재판처럼 진행하는 것이다. 상반기 중 금융위원회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분 문제에 대해 "계획을 어느 시점까지 제출하라고 정해두진 않았지만 마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 현안을 가장 잘 아는 곳이 삼성생명이니 개선안을 가져오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특정기업에 대해 정부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게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건전한 자산운용 및 재무건전성 강화, 계열사 부당 지원 방지 등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안정성 차원에서 검토 및 개선할 것"이라며 "시장에 미치는 충격 등 감안할 때 단순히 금융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총 자산 중 삼성전자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나 된다. 다른 보험사가 0.7% 수준만 갖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약 20배나 더 많다. 삼성전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도 그만큼 더 크다.
 
최 위원장은 "지금 보면 괜찮지만 언제 어떤 충격이 가해질지 모르고 이익이 난다고는 하지만 그리 크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시대적 요구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서는 "대심제를 적용할지 말지는 감리위원들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쪽 다 할 말이 많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당연히 (대심제를) 운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심제는 분식회계 같은 회계부정이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과정에서 검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해 일반 재판처럼 진행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금융위에 대심제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지난 2월 금융위가 제재 절차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처럼 국민적 관심도가 높거나 과징금 규모가 큰 사안의 경우 우선적으로 대심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감리위 심의 때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 관계자가 동시에 입장해 상호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회계조사국이 감리위에 분식회계 증거를 제시하고 의견을 제시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측 관계자와 변호사가 반대 주장을 펴는 식이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이르면 상반기 내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위 조직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사 중심의 업권별 조직체계를 금융소비자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P2P·가상화폐·블록체인·AI상담·간편결제 등 핀테크 산업 육성하기 위한 내용도 조직 개편안에 담길 예정이다.
 
금융위는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보험분야를 중점 관리할 계획이다. 불완전판매가 여전히 높은 데다 지난해 전체 금감원 금융민원 중 보험권 비중이 62.5%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불만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광고에서부터 모집·계약,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지급 등 보험의 모든 단계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검토해 문제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권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새로운 정책 계획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은행에 희망퇴직과 퇴직금 올려주는 것을 적극 권장할 것"이라며 "이달 말 은행장 간담회 때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은행들이 여론을 의식해 퇴직금을 많이 못 주고 있는데 이 경우 그냥 조직에 남게돼 본인도 힘들고 조직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차라리 퇴직금을 많이 줘서 희망퇴직을 하면 10명을 내보내고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큰 변화가 와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며 "눈치보며 지내는 것보다 퇴직금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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