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국내 철강주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가격경쟁력이 크게 훼손돼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POSCO는 전날보다 1만3000원(3.64%) 하락한 3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아베스틸은 3.27%, 현대제철 2.48%, 동국제강 1.94% 하락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따른 충격을 받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의 효력은 15일 후부터 발생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미국 수출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모든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면 수출액이 연간 8억8000만달러(약 941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7년 대미 철강 수출액 40억2000만달러의 21.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기적 관점에서 국내 철강업계 전반보다는 개별 품목·업체의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량은 전체의 11%에 불과해 단기적으로 본다면 철강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미국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강관은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관은 미국 수출 비중이 65%로 봉형강류(8%), 판재류(5%), 자동차강판(4%) 등에 비교해 훨씬 높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업계 전체에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조치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고 정치 논리에 입각한 부자연스러운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수출과 전반산업 경기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철강산업 특성상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면제국에 들어갈 기회가 아직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TA 재협상이 진행 중인 한국 입장에서는 철강 제품 관세 인상의 면제 가능성 열려있다"며 "미국이 효력 발생 전 15일간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라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