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올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의 키워드는 투자은행(IB)과 연임이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점과 중장기적으로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IB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반영된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나재철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나 사장은 오는 23일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3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재선임 시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나 사장은 2012년 5월부터 대신증권을 이끌었다.
같은 날 하나금융투자도 임원 후보추천위원 및 이사회를 열고 이진국 사장을 연임시키기로 했다. 오는 22일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이 사장의 임기는 1년 연장된다. 이 사장은 2016년 3월 하나금융투자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6일에는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이사회를 통해 연임이 결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9일 주총을 열고 연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히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도 지난달 5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김 사장은 2008년 6월부터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연임 배경으로는 지난해 실적 개선이 꼽힌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158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보다 68.8% 늘어난 14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교보증권은 1949년 창립 이후 두번째로 많은 7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0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524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유 사장은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아 관련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독점적 지위를 다지고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는다.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증권사는 IB에 무게를 싣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차기 사장으로 정영채 IB 부문 대표 부사장을 내정했다.
정 부사장은 IB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정 부사장은 대우증권 기획본부장과 IB 담당 임원을 거쳐 2005년부터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 대표를 맡아왔다. 정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IB 부문을 업계 최상위권에 올려놓은 공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중심 사업구조의 한계를 벗어나고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IB 부문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신임 사장 인사도 같은 맥락이다.
키움증권은 이현 키움자산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이 내정자가 키움증권에서 기업금융을 담당하고 키움운용 대표로 대체투자 확대 등을 이뤄낸 경험이 자기자본투자와 IB부문 강화를 꾀하는 현재 상황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후보도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치면서 쌓은 자산운용 경험이 IB 부문에서 보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이다.
(왼쪽부터)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이현 키움증권 사장 내정자. 사진/각사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