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배우자 폭행으로 미국에서 기족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대학교수가 자녀 2명을 몰래 데리고 한국으로 입국했다가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의 형 선고를 미뤘다가 2년이 지나면 형 선고의 효력을 없애주는 제도다.
미국 법원은 2008년 3월 배우자 B씨에 대한 폭행을 이유로 A씨에게 가족들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내리면서 B씨를 자녀들의 임시 양육자 및 친권자로 지정했다. 면접교섭권만 인정됐던 A씨는 이혼 및 친권, 자녀양육권 등에 관한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자녀 2명을 데리고 한국으로 입국했다.
1심은 "A씨의 행위로 배우자 B씨가 자녀들을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던 상태를 깨뜨렸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녀들이 어머니로부터 보호·양육 받을 수 있는 이익을 빼앗겼고, A씨가 사법기관의 결정이나 배우자의 양육권을 정면으로 부인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A씨의 행위가 유죄로 판단된다면서도 "A씨의 범행은 자녀들에 대한 부성애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경위와 과정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1심을 깨고 징역 6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자녀들은 A씨의 보호 아래 별다른 문제 없이 양육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가지 정상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미성년자약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