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이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라면 1050원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으며, 아직 준비가 안 된 내수주로 인해 오히려 주가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 보다 3.30원(0.31%) 오른 1064.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환율이 소폭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나, 아직 1060원대의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2월22일 1080원대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 2일에는 1061.20원까지 하락했다. 2014년 10월30일(1055.45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화강세는 내수주에는 긍정적이고, 수출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내수기업들은 유류비나 기타 재료 등을 수입할 때 원가 하락으로 환차익을 얻게 되고, 소비가 늘어나 실적이 좋아지는 반면, 수출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채산성이 떨어져 실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내수 소비 회복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에는 105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가 충분히 컸을 때 환율이 하락하면 수혜를 받을 수 있으나, 내수주에 대한 성장 정책이 이제 막 펼쳐지는 단계이고 회복 징후도 뚜렷하지 않아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내수주와 수출주 모두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중 연구원은 “내수가 좋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의 빠른 원화 강세는 결국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을 방치하는 것은 현재로써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 역시 원화강세가 내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내수 전반의 소비 확대가 나타났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원화 강세가 내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원화 강세에 따른 소비의 혜택은 원화보다 외화로 할 때 유리해 해외에서 소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중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원화 강세가 잦아들 수 있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무역 분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사항은 아니지만, 미국과의 마찰을 꺼려해 당국의 시장 개입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오는 3월까지 원화 강세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들이 현재 달러 약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나, 3월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경제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난다면 달러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 “오는 3월까지는 원화 강세와 달러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은 2014년 10월30일 이후 3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