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대법 "성희롱 피해자 보복 인사 불법, 르노삼성 배상하라"
"피해자 도운 동료 인사조치도 보호의무 위반…회사가 책임져야"
입력 : 2017-12-27 오후 6:36:4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대법원이 사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 피해자와 그를 도운 동료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 준 대기업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성희롱 피해 당사자는 물론 그를 도운 동료직원까지 두텁게 보호한 것으로 향후 성희롱 피해자의 권리구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희롱 피해자 A씨가 성희롱 “가해 직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고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르노삼성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피해를 구제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오히려 불리한 조치나 대우를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가 그 피해를 감내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이상의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며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14조 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남녀고용평등법령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한 근로환경 개선책을 실시하고, 피해근로자등이 후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정한 근로여건을 조성해 근로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사업주가 피해근로자등 을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당한 징계처분 등을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 동료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 등으로 피해근로자 등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사업주는 그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제기한 소장을 송달받고 원고의 동료 근로자가 관련 증거 제출 등과 관련해 원고에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곧바로 그에 대해서만 차별적이고 부당한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이런 조치는 원고의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거나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고 피고로서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직장상사로부터 1년여간 성희롱을 당해오다가 2013년 6월 가해 상사와 함께 르노삼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르노삼성은 1심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A씨의 소송 진행을 도운 직장동료 B씨가 근무시간에 자리를 자주 비운다며 정직 1주일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르노삼성의 박씨에 대한 보복은 계속됐다. 같은 해 9월 소송을 위한 증언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다른 동료직원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견책처분을 내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달 뒤에는 기존의 전문 업무에서 배제하고 비전문 업무부서로 배치했다가 결국에는 직무정지와 함께 대기발령 조치했다. A씨는 르노삼성의 인사조치가 불법이라며 추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성희롱 가해자인 직장 상사에 대해서만 10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가해 상사가 항소를 포기해 회사에 대한 재판만 진행된 2심에서는 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일부 인정해 A씨를 비전문 업무부서로 발련한 것에 대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A씨와 B씨에 대한 나머지 인사조치는 정당한 조치라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조형물. '정의의 여신상'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