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유진그룹의 공구·건자재 사업 진출과 관련해 시흥공구조합이 '중소기업 사업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건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취임 이후 첫 사업조정 신청 사례로, 이후 중기부가 관련 업계들 사이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관련 업계와 중기부, 중기중앙회 등에 따르면 시흥공구조합은 지난달 28일 중기중앙회에 '중소기업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중기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하면 중기중앙회는 중기부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45일 이내에 검토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중기부는 중기중앙회와 협력해 신청인 측을 상대로 한 동의 연명부 작성, 기업 조사 등을 비롯한 실태조사에 돌입하게 된다.
시흥공구조합이 유진그룹을 상대로 이같은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레미콘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유진그룹 산하의 유진기업이 내년 초 산업용재마트 1호점을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600평 규모로 개점할 예정이라는 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유진 측은 B2C 공구·건자재 사업이기 때문에 고객층이 겹치지 않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소 산업용자재 업계 측은 신규 개점지가 시흥공구단지과 가산공구단지 중간쯤에 위치하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래 중소 산업용자재업계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나 유통사업법에 따른 규제가 가능한지 검토 중이었으나 최근 '중소기업 사업조정' 신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적합업종을 적용하기엔 관련 품목의 종류가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또 유통사업법으로 접근하면 유진기업의 독산점의 경우 약 900평(3000제곱미터) 이하여서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조정 신청과 관련해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시흥공구조합의 중소기업 사업조정 신청을 받았고 차후 중기부가 신청인과 피신청인 간 자율 조정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만약 자율 조정이 안되면 중기부는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처분을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체 심의기간은 법으로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사업조정 신청이 들어오고 이후 자율 조정 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업체들 간 갈등을 해결할 방안 및 이익침해 우려를 상쇄할 방책을 모색하게 된다. 구체적인 조정항목은 판매 품목 조정, 영업시간 조율, 마케팅 전략 조율,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 등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 경우에 따라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업조정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 취임 후 첫 신청 사례라 주목된다. 홍 장관이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자처한 만큼 향후 중기부의 역할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기부에서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법상으로는 시설 범위 축소, 품목 제한, 최장 3년까지 개점 연기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차후에 소상공인들의 요구사항과 유진기업의 입장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현재 중기중앙회에 실태조사표 공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관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유진그룹의 공구·건자재 사업 진출과 관련해 시흥공구조합이 '중소기업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유진기업의 산업용재·건자재 도소매업 진출 반대 기자간담회를 연 중소 산업용재업계 관련 단체들의 모습. 사진/중기중앙회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