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한인섭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SNS활동과 관련한 본인의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일각에서 그의 왕성한 SNS 활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자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3일 "페북 자제하라고?"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SNS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한 교수는, 가상 인터뷰 방식으로 SNS 소통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한 교수는 이같은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가끔 저를 걱정해서, 아님 시비해서, 페북 자제하라는 말이 들려오네요. 요즘은 무슨 위원장 하고 있으니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이런 식으로. 뭐, 어떻게 일일이 답할 수 없으니 가상인터뷰 열어봅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2011년 11월부터 SNS 활동을 해오고 있다. 법학계 원로격인 그는 동료는 물론 어느 후배교수들 보다도 SNS를 통해 국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여러 의혹을 받아 위기에 몰렸을 때 SNS를 통해 그를 적극 방어했으며 한명숙 전 총리, 임은정 검사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논의의 장을 만들고 있다.
이하는 한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A: 한교수님 페북 자제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저 엄청 자제합니다. 바로 올리지도 않고요, '나만보기'만 해둔 것도 많아요.
A: 근데, 뭐 댓글에 어느 변호사가 한 일을 막 칭찬하고, 그런건 오해 부르지 않을까요.
한: 어려운 사람 변호하느라 힘들었을 변호사가 사건결과 페북에 올리면..."참 수고 많았네요"라는 취지의 덕담과 격려를 하고 싶거든요. 법률가로서 과정의 어려움을 짐작하니까요. 박준영 변호사도 페북의 격려를 바탕으로 정의를 세워가고 있잖아요. 근데, 제가 사찰대상이 되었나요...몇개월 지난 댓글까지 꼼꼼지적받게
말입니다.
A: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그런 경우 한마디 한마디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나: 신중하게 임합니다. 그 위원장이란 건 "권한은 없지만, 책무는 중하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위원장, 풀타임 공무원도 아니고, 저는 민주시민의 자격으로 자유로이 글쓰는 겁니다. 기자들이 논설, 칼럼 쓰듯이, 저는 페북으로 페친, 시민들과 소통하는 겁니다. 요즘은 대통령, 장관, 의원들도 기자와 전화인터뷰보다 페북을 더 선호하던데, 저는 그러면 안되나요. 시민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를 온 몸으로 감지해야 책무감도 더 생기거든요.
A: 안경환 교수 쉴드친 것 그런건 위원장으로 좀 부적절?
나: 제가 누구보다 안교수님을 잘 아니까, 모르는 분들에게 전후좌우 살펴보고 판단하라고 올린 것이죠. 책나왔을땐 일제히 칭찬했던 언론들이 왜 갑자기 죽이기로
돌변하는가의 내막도 알리고요. 법률가로서는, 한쪽의 몇줄 의견을 듣고 금방 흥분하여 죽일놈이라 비난하면 안된다는 그런 조언도 많이 합니다. 예컨대 곽금주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할때, 증거나 정황도 없이 인격살인하면 안된다는 그런 법률가적 충고도 마찬가지. 그런데 안교수님 건은, 위원장 하기 전의 일이에요.
A: 한명숙 총리 석방(8.23.)때는 '사면'해야 하지 않았냐...고 페북 올린 건 적절치 않은 것 아닌가요? 그건 위원장 맡은후의 일인데요.
나: 잘 읽어봐요. 사면하고 싶더라도...참 개혁이란 자기 하고픈 대로 하는게 아니고, 하고픈 걸 참아가며, 공동선을 향해가는 거다...이랬는데, 이게 무조건 사면 사면으로 읽혀지나요. 정확히 읽고 비평 바랍니다.
A: 임은정 검사 건은 개별건인데, 이걸 갖고 옹호글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지 않는가요.
나: 이건 제 전공(형사법, 형사정책,법조윤리)의 일이에요. 검사가 하도 상명하복, 동일체에 길들여져 정당한 이의제기 하나 못하는 풍토야말로 개혁대상이지요. 더욱이 단 한명이 이의제기하니까 징계하고, 검사들 입 다 막아버리고. 그런데 검사 2천명 중에 한명도 검찰이 틀렸다, 임검사가 옳다고 한 적이 없어요. 보수언론도 마찬가지. 반성해야 할 건 2천명 검사와, 임검사를 질타한 언론들이지요. 만일 장호중 등 국정원 가서 나쁜짓한 검사들, 다 윗전의 뜻을 알아모시는 풍토에 길들여져 자승자박이 되버린 겁니다. 양심과 독립성을 평소에
키워야, '아 그건 불법이니, 전 관여 않겠습니다.' 이렇게 버틸 수 있었겠지요.
A: 근데, 교수가 왜 이런 일에 나서고 그러나요?
나: 정의를 가르치고 법을 가르치는 교수로서는, 정의를 결단하고 핍박받는 법조인이 있다면, 그가 외롭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지요. 정의로운 법조인이 불이익을 덜 받는 제도를 만들어야.. 그래야 우리 제자들에게, '정의로운 법률가가 되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지 않겠어요.
A: 위원회 활동에 대해 질문해도 되나요, 위원회 건도 가끔 올리던데요.
나: 위원회란 건 그래요, 제 개인 의견이 위원회의견이 아닌 것이니...위원회 건에 대해 답을 요청하면 쫌 난감하지요. 위원회 차원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보도자료로 알리고요. 결정 요지를 쉽게 전달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친절+의무인것 같아서 페북에 가끔 올리지요. 비슷한 예로 Chan Un Park 김한규 님의 페북 글도 좋지요.
A: 페북 올리다보면 본연의 교육, 연구에 지장 있지 않나요?
나;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기자가 기사 잘 쓰면 되었지, 왜 남 교육연구까지 걱정을요. 뉴스보고, 신문보고,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 가지는 건 마땅한 일이고요...이러다보면 의견이란 게 생기잖아요. 또 걷다보면 좋은 가을단풍을 보면 찍고싶고, 찍은 것 중에 한둘은 페북에 올려 서로 힐링하고...그런 친교를 해가는 겁니다. 연구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에헴...10일뒤에 저의 필생의 대작 <가인 김병로> 책이 나옵니다. 920쪽에 달하는, 1차자료만 10년동안 파들어가서, 나오는 작품입니다. 책나오면 열심히 기사로 전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페친께서도)
A: 한교수님에게 페북은 뭔가요?
나: 페북은 제겐 '열린대학'(open college)라 보지요. 쌍방-다방형 소통이 가능하고, 시간 제약도 없고, 등록금도 없고. 시사와 아카데믹을 연결하고요. 일간지칼럼을 여러해 썼는데, 4주한번이라는 시간제약에다, 10매라는 크기제한이 있어 불편함 있습니다. 페북은 그런 제약 없으니, 가끔 <페북칼럼>을 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페북을 통해, 일상적으로 전혀 만날 수 없는 관계를 이어가니 괜찮은 면 있지요. 기자들도, 격의없이, 이 세계에 뛰어들어 배우고 느끼고 표현하면 좋을 낍니다.
사진/한인섭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 SNS 캡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