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혁신창업 친화적 환경 구축을 위해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한다. 또 벤처확인 인증을 민간이 주도하도록 전면 개편하는 한편, 핵심인재의 혁신기업 유입을 위해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도 10년만에 부활시킬 예정이다. 이밖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우수인력이 적극적으로 혁신창업에 나서게끔 사내·분사창업 활성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정부는 2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베어드홀에서 김동연 부총리 주재로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혁신성장 추진전략의 첫번째 대책으로, 혁신성장의 핵심동력을 혁신창업 활성화에서 찾고자 마련됐다.
이번 정부 대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수인력이 창업에 적극 뛰어들고, 벤처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혁신창업 국가' 실현이다. 추진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혁신창업 친화적 환경 조성, ▲벤처투자자금의 획기적 증대 도모, ▲창업·투자 선순환 체계 구축 등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경제는 3분기 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당초 전망한 3%대 성장경로를 착실하게 가고 있고 대내외 리스크도 완화되고 있다"며 "다만 국민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있다. 혁신성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 중심의 혁신창업을 통한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창업 유형을 다양화해 누구나 혁신창업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인재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창업을 하면서 실패한 경험까지도 우리 사회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실패한 분들이 재기하도록, 투자가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신규 조성해 국내 모험자본 공급을 확충한다는 부분이다. 성장단계별 투자대상을 차별화해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에 설치·운영하고, 보통주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등 모험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출자에 필요한 3조원 내외의 재원은 펀드 회수재원, 재정, 정책금융 출자 등을 통해 조달한다.
또한 대출프로그램으로 신·기보 등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자금이 함께 혁신모험펀드 투자기업 등에 20조원을 공급하는 방안을 연계 추진한다. 이 자금은 인수합병(M&A), 사업재편, 외부기술도입, 설비투자 등의 종합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이밖에 모태펀드를 특화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지방기업, 사회적기업 등 국정과제 지원을 위한 투자기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재정·정책금융을 마중물로 대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방침으로, 오는 12월까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펀드·대출프로그램 세부 운영방안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벤처확인제도의 경우 혁신·성장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된다. 기존 정부 차원에서 인증했던 벤처확인은 민간위원회를 설치해 벤처기업 확인을 실시하는 민간 주도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벤처확인 민간위원회는 관련 특별법을 개정하고 운영체제를 만든 뒤 내년 후반 정도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출·보증실적에 근거한 확인유형은 폐지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내·분사창업을 활성화하는 대책도 담겼다. 기업·대학 등 핵심 기술인력의 창업도전 환경을 조성하고자 사내벤처·분사창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대기업·중견기업의 우수인력이 적극적으로 혁신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특화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모기업 선투자에 더해 정부가 내년 예산 100억원을 투입해 후속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창업실패시 재입사가 가능한 창업휴직제를 도입하는 한편, 민간 자율로 대상을 선정하고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중기부의 민간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방식의 연구개발(R&D)·사업화·마케팅 패키지를 지원한다. 또 대학·출연연 인센티브도 개편한다는 방침으로, 창업실적·창업지원 등의 지표를 교원·대학·출연연 평가에 반영하고 휴·겸직 기간 및 조건도 완화할 예정이다.
벤처투자 확대와 성장과실 공유를 위한 4대 세제지원 패키지도 도입된다. 은퇴자·선배벤처 등의 창업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엔젤투자 소득공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특히 핵심인재의 혁신기업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를 10년만에 재도입해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해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창업자와 근로자의 동반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자의 우리사주 출자 소득공제를 현행 4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확대한다. 또 일반국민의 손쉬운 벤처투자를 위해 법령개정을 거쳐 공모창투조합의 운영기반을 정비한 후 창투조합과 동일한 세제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베어드홀에서 열린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