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와 연관해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지원 확대를 넘어서서 산업구조를 쇄신할 주체로서 자영업자들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구원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사업체수의 86.4%를 차지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성장이 고용 증대와 국민 소득 향상을 이끌 수 있는 만큼 소상공인은 국가의 정책수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대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상공인에 초점을 맞춘 정책 마련은 요원해보이는 상황이다. 새 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했지만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관련 단체들 외에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4실 체제의 중기부에 소상공인정책실이 신설된 것은 일단 긍정적이나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현재 일자리위원회에도 소상공인은 빠져 있다.
31일 정아나 소상공인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자리위원회든 국무총리, 청와대 산하 기구든 간에 소상공인들이 정책 수립에 참여할 창구가 필요하고, 이제는 소상공인 정책을 마련할 때 소상인과 소공인을 구분하는 등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시장을 제외하면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 마련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령 정부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소진기금)을 보면 이 중 4분의3 정도는 대출상품이고 4분의1 가량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쓰인다. 이 중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전통시장 쪽 지원의 경우엔 내년도 소진기금이 일부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중기중앙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전통시장 영수증 복권' 사업의 근거가 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발의했다. 법제화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전통시장 영수증 복권 사업에 연 100억원 수준으로 소진기금을 활용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 8~9억원 수준으로 금액 규모는 작긴 하나, 협회와 정치권, 부처가 일사분란하게 소통하며 정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소상공인 업계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과 관련해 특별한 비전과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대표적인 정책들은 소상공인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데 치중돼 있다"며 "자금 지원뿐 아니라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온누리 상품권 발행 등도 정부의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단기적이고 개별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단체와 정부기관이 주축이 돼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 안건을 선택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이 올해보다 오히려 27%나 감액된 상황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관심에 대해 강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면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일자리위원회에서도 빠져 있다. 정부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사진은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13일 서울 동작구 중소기업연구원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