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국정원 적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30일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호중 검사장(전 부산지검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전날 오후 소환한 장 검사장을 날을 넘겨 15시간에 가까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장 검사장을 상대로 앞서 조사한 이제영 검사(2013년 당시 국정원 파견검사)와 서천호 당시 국정원 2차장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13년 운영한 국정원 현안 TF 구성 경위와 임무, 예산 등 회계체계, 보고 및 지휘체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히 보고 및 지휘체계와 관련해서는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이 TF구성과 운영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강도 높게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검사장은 그러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장 검사장을 이 검사와 서 전 국장보다 뒤에 부른 것은 장 검사장이 국정원의 수사방해 공작 전반을 사실상 책임지고 주도한 핵심인사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국정원은 대선 댓글 조작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장 검사장은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하다가 바로 감찰실장으로 발탁됐다. 고도로 훈련된 법률가이면서 검찰의 수사 스타일을 잘 알고, 국정원에서도 내부 정보에 밝기 때문에 검찰 수사는 물론, 재판과정도 컨트롤 할 수 있는 국정원 내 유일한 간부였다.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응한 위장사무실 설치나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진술방법 등을 직접 기획 또는 지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역할 상 당시 남 원장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그 이후의 지휘체계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국정원 수사방해와 관련해 장 검사장이나 서 전 국장보다 하위 간부들인 앞서 김모 전 심리전단장을 구속하고 전날 문모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장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사안의 중요성, 사건 이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아직 그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 검사장은 국정원 수사 방해 사실이 보도되자 “국정원법상 국정원 근무 당시 활동한 내용에 대해 비밀을 엄수해야 하니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에는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만 대답했다.
검찰은 장 검사장 조사와 함께 국정원 현안 TF에서 활동한 하 모 전 국정원 대변인과 고 모 전 국정원실장을 별도로 불러 조사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는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