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이르면 이번주 초 본격적인 인사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최근 일괄 사의를 표명한 임원진에 대한 재신임을 위한 것으로 은행 업무를 총괄하는 전무이사와 상임이사 등 임원진 전원이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 행장은 올해 연말까지 비상임이사를 추가 선임하고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는 등 조직 정비도 추진하고 있어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號가 첫 인사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뉴스토마토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이르면 이번주 초 은행장에게 임원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첫 번째 회의를 열고 후보자군 기준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시조직인 임추위는 은 행장과 홍영표 전무(수석부행장), 김성배·최공필 비상임이사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비상임 이사 중 선임되며, 위원회는 전무이사와 이사 후보에 대한 심사와 선정 등을 맡게 된다.
임추위에서 추천하는 전무이사와 이사 후보는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며, 위원회의 의결에 관해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홍 전무의 경우 재적위원 수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홍 전무이사와 김성택, 최성환 상임이사의 거취다.
최근 홍 전무를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본부장(부행장) 6명 등 경영진 전원이 은 행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만큼,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선임된 홍 전무의 임기는 내년 5월14일까지며, 최 이사와 김 이사의 경우 내년 6월30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임원의 임기는 3년으로 중임할 수 있지만 은 행장 취임 이후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대두된 만큼 교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뉴엘 대출 사기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등으로 떨어진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는 차원에서 인사 개혁이 단행될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은 행장은 지난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취임한 직후 주요 경영진으로부터 일괄 사퇴를 받고 투자운용본부장(CIO)와 리스크관리본부장(CRO), 경영관리본부장(COO) 등 임원진을 교체한 바 있다.
더욱이 수은 사내이사들은 2015년 선임된 이후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하기까지 수은 경영의 최일선에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김성택 상임이사의 경우, 최근 아들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지며 압수수색도 받은 상태다. 이 때문에 최 상임이사가 전무이사로 승진하고, 상임이사 자리는 1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초 수은은 상임이사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비상임이사 수를 늘리는 등 지배구조를 바꿀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원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고, 쇄신의 의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는 만큼 혁신안 이행이 한층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 행장 역시 지난달 15일 취임식에서 ▲열린 경영 ▲미래 지향 경영 ▲스마트 경영을 약속하며 “혁신과제 이행 등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하기 위해 '신뢰받는 수은을 위한 조직혁신 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본부장(부행장)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현재 6명의 본부장 가운데 지난해 1월 선임된 조규열 해양구조조정본부장과 장영훈 경제협력본부장을 제외하곤 4명의 본부장이 내년에 임기가 끝난다.
이에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문준식 남북협력본부장과 7월 임기 만료 예정인 강승중·신덕용·김영수 본부장 가운데 상임이사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 행장이 갓 취임한 만큼 경영진 전원 교체를 통해 친정체제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받는다.
수은 관계자는 “통상 수출입은행은 매해 6월과 12월 말 인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경영진 모두가 이례적으로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행장만이 알 것”이라면서도 “전무나 이사의 경우 기재부 장관의 제청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추위를 우선 열어 후보군이 정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임이사와 전무이사가 정해진 후 본부장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진 수은 노조위원장은 “인사는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기준들이 명확히 마련된 이후에 절차에 따라 인사가 수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