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케이블TV 업계의 현안 중 하나인 티브로드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사 주장이 엇갈리는 데다, 사태 해결의 주체를 놓고도 입장이 평행선이다. 티브로드 원·하청 노동자들은 티브로드 간접고용, 장시간·저임금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진짜 사장'인 태광그룹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요구하지만, 그룹 측은 계열사인 티브로드 문제로 한정짓고 있다.
희망연대노조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진짜사장재벌책임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27일 서울 장충동 태광산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은 티브로드 원·하청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게 나서라"고 요구했다. 티브로드 사태의 진짜 책임자는 태광그룹이며, 사주인 이호진 전 회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회견 장소를 태광산업 앞으로 정했다.
티브로드는 케이블TV 업계의 터줏대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월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티브로드 가입자는 325만6897명, 점유율은 11.0%로 CJ헬로비전(390만8595명, 13.2%)에 이어 업계 2위다. 그러나 노사갈등의 대표적 사업장으로 지목되면서 내우외환을 겪어야 했다.
이호진 전 회장의 횡령·배임을 비롯해 사익 챙기기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노동자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갈등의 씨앗이 태동했다는 게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측 주장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1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4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시기를 전후해 그룹 경영이 어려워지자,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희망퇴직이 빈번해졌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티브로드도 올해 4월 희망퇴직을 실시, 5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직접고용 ▲고용보장 ▲생활임금 보장 ▲지표·영업 압박과 중복할당 중단 ▲성과연동형 임금안 철회 등 5대 요구사항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광 관계자는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등 일부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의 부당함만 주장하려고 태광그룹 계열사마다 찾아다니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며 "티브로드 문제는 티브로드와 해결해야 하는데 태광산업에 항의를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퇴직은 올해 4월 딱 한 번 진행됐는데 마치 상시 구조조정인 것처럼 이야기해 억울하다"고 부연했다.
27일 서울 장충동 태광산업 앞에서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비정규직지부와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 투쟁본부,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가 티브로드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