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박상기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시절 ‘찍어내기’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당시 청와대·법무부 개입 의혹을 수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이 국정원 선거개입사건 수사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법무부에 보고하자 법무부와 청와대가 공직선거법 적용 불가 입장을 내고, 이 일을 계기로 낙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 의혹에 대해 조사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취임하면 살펴보고 조치가 필요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또 “18대 대선 직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앞둔 경찰과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간 긴밀한 연락이 있었다는 정황증거가 있었으나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이 안 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인가”라고 노 의원이 묻자 “보고를 못 받았지만 (취임하면)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검찰의 구조적 제도적인 문제를 혁파하고 조직문화를 혁파하기 위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며 가장 첫 과제인 인사문제를 공명정대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곧 단행될 검사 인사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고 권력지향적인 검사는 국민이 원하는 검사들이 아니다. 그런 검사가 아닌, 국민이 원하는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경찰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경찰도 인권 친화적인 부분이 중시되어야 한다. 경찰 개혁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검찰개혁도 어렵다”며 “수사권조정은 서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법조인 학자 출신으로, 법무부와 검찰을 제대로 장악하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 포획되지 않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형제도 존치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한 답을 내놨다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후보자는 노 의원이 “사형제도 존폐와 관련해 흉악범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 범죄 억제효과가 없기 때문에 폐지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후보자의 생각은 어떠냐”고 묻자 “사형제의 위하적 효과는 확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사형제도는 있지만 사실상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그런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이 재차 사형제도 폐지와 존치 어느쪽을 지지하느냐고 물었지만 “사형제도가 흉악범죄를 억제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고, 범죄에 대한 위하와 별론으로 인권 문제가 있다. 국제사회에서 인권선진국이 되려면 전진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사형제도 문제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논쟁했던 주제다.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문 대통령이 어떻게 후보자로 내정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중간중간 야당의원들로부터 답변 태도 때문에 지적을 받았다. 미리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과 이날 구두 답변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중간 “서면질의는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소신과 철학은 뭐고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법무검찰을 개혁할지 확인하기 위해 한 것이다. 그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본인의 철학과 방향이 다르다면 바꿔야 하는데, 오늘에야 와서 다른 답변을 하면 검증을 할 수 없다. 서면과 구두 답변이 다르고 나중에 연구해서 발표하겠다고 답변하면 우리가 뭘 검증해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이날 여당은 박 후보자에 대한 철학과 검찰개혁 의지 정책수행 능력 등을 주로 검증했으나 야당은 도덕성 공격에 포커스를 맞췄다. 특히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와 태도가 미비하다”고 지적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자 인선을 비교하면서 “(문 대통령의 인선에 대해)‘정치적인 사기다’라고 하는 국민들이 있다”며 후보자 검증과는 동떨어진 질문으로 시간을 보냈다. 야당의원들은 오전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개인 비리의혹에 대한 답변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정회를 주장해 시작 1시간만에 청문회가 정회되기도 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