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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뒷북고발', 37년 독점 '전속고발권 폐지론'에 기름
정우현 전 MP회장, 검찰 고발요청에 떠밀려 고발
입력 : 2017-07-10 오후 3:24:2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갑질’ 혐의로 구속된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이 있었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 요구에 떠밀려 정 전 회장 등을 고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37년 동안 독점해 온 전속고발권 폐지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대검찰청은 10일 정 전 회장과 MP 그룹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4일 검찰총장 명의의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공정위가 이튿날인 5일 정 전 회장과 MP그룹을 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전속고발권이란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공정위가 먼저 조사한 뒤 고발해야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기업에 대한 고발과 검찰의 기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1980년 도입됐다.
 
그러나 공정위가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 등을 통해 특정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을 알고 조사했더라도 모든 사건이 검찰 고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시 말해, 법 위반 기업에 대한 공소제기 결정권을 사실상 공정위가 쥐게 된 것이다.
 
때문에 전속고발권은 공정위의 막강한 권한으로 자리 잡으면서 남용 사례가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지난 1996년 12월30일 공정거래법에 검찰의 고발요청권이 신설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여전히 막강하게 작용했다. 검찰총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에 대한 고발을 요청하더라도 공정위가 따라야 할 의무는 없었기 때문이다.
 
담합사건의 액수가 커지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면서 검찰의 고발요청권에 실질적인 효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거세졌다. 결국 2014년 7월16일 '검찰총장의 고발요청이 있는 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는 보충규정이 신설됐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그럼에도 고발요청권을 자제해왔다. '경제검찰'이라고 불려온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2015년 3월 김진태 총장이 새만금방수제 건설공사 담합 기업인 SK건설에 대해 처음으로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당시 SK건설은 새만금 방수제 건설공사 입찰담합에 가담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지만 공정위는 과징금만 부과하고 고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낙찰된 공사금액이 1000억원을 넘는 등 입찰담합에 따른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SK건설이 들러리 업체를 세우는 등 입찰담합을 주도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번 고발요청권 행사는 역대 세 번째로 개혁성향이 강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취임한 뒤 얼마 안 돼 이뤄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기업에 대한 악의적 고발이 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신중을 기해왔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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