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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동네 은행'…씨티은행, 점포폐쇄 강행
'실험' 성공땐 디지털금융 가속…도서지역 등 소비자 피해 우려
입력 : 2017-07-10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예고한 한국씨티은행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점포 정리에 착수한 가운데 그동안 점진적으로 지점을 줄여오던 다른 시중은행들도 씨티은행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의 점포 등 대면 채널 축소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동네은행' 점포를 찾아가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디지털 금융 거래를 강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영업점 126개 가운데 101개를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7일 씨티은행은 서울 올림픽훼미리지점, 역삼동지점, CPC강남센터, 과학기술회관 출장소, 경기 구리지점 등 5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달에만 모두 35개 영업점을 폐쇄하고, 연말까지 25개 점포만 남길 계획이다. 
 
국내 타 시중은행들도 씨티은행의 실험이 성공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들이 씨티은행처럼 과도하게 영업점을 줄일 수는 없지만 비대면 접점 확대 등 디지털금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전례가 없는 씨티은행의 시도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은 씨티은행의 시도를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씨티은행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디지털금융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은행들이 점포와 직원 수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년 전인 2012년만 해도 7698개에 달했던 은행 영업점포수는 지난해 말 현재 7103곳으로 600개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은행 점포 수는 모두 175개 줄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2년 이래로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읍·면·동이 3503곳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걸어갈 수 있는 동네 안에 은행 점포를 찾을 수 없는 곳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전체 점포 중 1899개는 서울, 547개는 부산 등 대도시에 몰려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 금융소비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은행 점포수가 줄면서 은행 임직원 수도 급감하고 있다. 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11만4775명으로 전년 말(11만7023명)보다 2248명 줄었다. 2010년 2372명이 줄어든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현금인출기(CD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 등 자동화기기 수도 급감했다. 은행권의 자동화기기 수는 지난해 말 4만8474개로 전년 말(5만1115개)보다 2641개 줄었다. 2003년 이래로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감소다.
 
은행들은 이런 급격한 점포 감축이 디지털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 점포 전략은 경영선상의 선택이기 때문에 당국이 이래라저래라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급격한 점포 감축이 은행의 건전성 훼손과 소비자 피해 사항이 없는지 점검할 뿐"이라며 "고객 이탈에 따라 수신이나 여신에 문제가 없는지,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지는 않는지, 금융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없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소비자단체들 사이에서는 단시일 내에 급격한 은행 점포의 감축은 금융의 공공성에 역행하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이른바 부자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금융 취약계층인 지역민과 노년층이 겪을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지점 신설이나 폐쇄 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게 하고, 은행업 인가 요건 중 전국 점포망 유지 등을 추가해 매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향으로 은행법 개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998년과 2000년 두 차례의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 점포와 인력 등에 대한 자율화가 이뤄졌지만 최근 씨티은행 점포폐쇄 계획,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을 계기로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은행법 개정을 비롯해 다방면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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