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BBK사건’ 주인공인 김경준씨가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과거 권력형 비리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재수사 요구가 커지면서 ‘BBK사건’ 도 재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씨는 자신이 ‘BBK사건’의 희생양이고 피해자라는 주장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김씨의 주장과 함께 야당 측도 20일로 예정된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BBK사건을 공격 포인트로 잡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문 후보자를 후보자로 이금로 법무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에 추천하자 문 후보자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서 "BBK사건 검찰 총장 후보 중 BBK 가짜편지(재수사)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한 문무일 검사가 포함돼 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검찰은 가짜 편지를 조작한 자들 마저도 처벌하지 않았는데, 이는 상식에 반하는 결정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BBK사건에 관여한 검사가 검찰총장이 되면, BBK 재수사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검사 출신이 아닌 분이 검찰총장이 돼야 검찰개혁이 가능합니다. 검사들은 무조건 동료 검사들을 옹호하려는 기질이 있고 이는 검찰 개혁을 방해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횡령 등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에 벌금 100억원을 확정받은 뒤 지난 3월28일 만기 출소했다. 이후 지난 4월25일부터 SNS를 통해 지금까지 연일 BBK사건 수사와 검사들을 비판하고 있다. 문 후보자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제청되기 전 까지 주 비판 대상은 그를 담당한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검사장)이다.
김씨가 문 후보자를 ‘BBK 수사검사’로 지목하면서 공격하고 있지만 문 후보자가 직접적인 수사에 참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검찰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2007년 11월 당시 특별수사팀장은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다. 문 후보자가 2008년 3월 최 부장의 후임으로 부임했지만 김씨는 이미 기소된 뒤였다. 그는 2007년 12월7일 횡령 등 혐의로 기소했다. 특별수사팀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 때는 2008년 6월13일이다. 사실상 문 후보자는 김씨에 대한 1심 공판과 항소심 공판의 공소유지를 맡았다.
지금까지 여러 논란이 남아 있지만 당시 검찰은 김씨와 김씨 아내 이보라씨, 누나 에리카 김씨 등 김씨 일가족과 함께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등 국회의원도 14명을 조사했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까지 포함해 조사를 받은 인원은 총 91명이다. 30명에 대한 통화내역과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김씨의 미국 구치소 접견자료 등도 조사했다.
특별수사팀에서 김씨를 직접 수사했던 한 검사는 “김씨가 제기하는 BBK 수사에 대한 의혹도 사실이 아니지만, 특히 BBK 사건과 문 후보자를 연결 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수사검사들도 같은 해명을 하면서 "김씨의 공격 대상이 김기동 검사장에서 문 후보자에게 옮겨간 것 같다. 주목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 총장 후보자가 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