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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대법관 퇴임…"사법권독립 논의, 이기주의로 비쳐선 안돼"
"국민이익 먼저 살펴야"…32년 법관 생활 마치고 학교로
입력 : 2017-06-01 오후 5:04:5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사법권 독립과 법관독립을 굳건히 하려는 논의가 자칫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스스로 살펴야 하고,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것조차 경계해야 합니다.”
 
박병대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모두 마치고 1일 퇴임했다. 법관 생활을 시작한 지 32년만이다. 이날 오전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이 제 인생의 전부”라고 말한 박 대법관은 최근 사법부 최대 현안이 사법개혁인 만큼 사법권의 독립과 법관 독립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지난 역사에서도 사법권 독립을 지켜내는 데 수많은 시련과 난관이 있었다”며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사법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와 시대의 요구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사법부 구성원들은 그야말로 신중하고 진중해야 한다”며 “사법권 독립과 법관독립을 굳건히 하려는 논의가 자칫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스스로 살펴야 하고,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것조차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법권 독립과 법관독립은 오로지 국민권익을 위한 것이라는 대의가 명경지수처럼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자신의 생각과 소신이 객관성과 중립성에서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남이 없는지, 그 주장이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에 부응하는 것인지를 거듭거듭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법관 사회는 지위나 연륜과 상관없이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상호 존중하는 바탕 위에 존립해 왔고, 그런 전통은 우리의 자부심”이라며 “법원에서 중의를 모아가는 과정 역시 그런 문화의 토대 위에서 사법부다운 평정심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법관은 끝으로 “결국 선택은 국민이 할 것이지만 사법부는 그 뒤를 감당해야 한다. 법관들의 순수한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우리 법조문화의 토양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지혜가 절실한 때”라며 “부디 국민들에게 듬직하고 의연한 사법부의 모습을 보여 주실 것을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법관은 2011년 대전지법원장 재직 시절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법관에 이명됐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정통법관으로, 탁월한 리더십과 함께 폭넓은 시야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환일고,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2기로 사법연수원을 마쳤다.
 
그가 일선 법원에 근무하면서 내린 판결 중에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게 군인연금청구권을 인정한 판결 ▲조선족 동포의 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판결 ▲언론사 노조 간부의 지방 발령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인용한 결정 등이 유명하다. 대법관이 된 뒤에는 ▲사랑의 교회 점유 공로에 대한 주민소송 인용 판단 ▲감청영장에 의한 카카오톡 서버 내용 수집 위법 판단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통영함 사건 무죄 선고 등이 주목을 받았다. 2014년3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역임하면서 사법행정의 달인으로도 불렸다. 이날 퇴임한 박 대법관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박병대 대법관이 1일 오전 대법원 본관 중앙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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