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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조사 'MB 핵심' 정조준…전례없는 고강도 감사 예고
'졸솔 추진'에 권력 작용 규명 초점…MB정부 국토·환경부 장차관 등 고위·실무직 전원 대상 거론
입력 : 2017-05-22 오후 6:11:39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이명박 정권 주요 인사들이 다시 타깃으로 떠올랐다.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방위산업비리, 자원외교 비리와 함께 이른바 ‘4자방 비리’ 척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추진 과정과 실행 과정 전반을 광범위하게 살필 방침이다. 이미 지난 정권에서 3차례에 걸쳐 감사를 진행했음에도 국민적 의혹이 가시지 않은 만큼, 이전과는 다른 고강도 감사를 예고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 낭비"… ‘권력 입김’ 밝힐까
 
정부가 한 사업에 네 번이나 감사를 진행하는 건 유례없는 일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에서 두 차례, 박근혜 정권에서 한 차례 감사를 실시했지만, 결과가 오락가락 하는 등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있었던 감사는 사실상 ‘셀프감사’였고, 박근혜 정권의 감사는 담합 일부를 파헤치는 데 그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1월에 감사원이 발표한 1차 감사 결과에서 4대강 사업은 세부계획 수립과 설계 등 절차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감사원은 당시 논란이 된 예비 타당성 조사와 관련, 면제된 재해예방 사업을 제외하고 12건 모두 이행했고, 환경영향평가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1월에 나온 두 번째 감사 결과는 달랐다. 감사원은 16개 보 가운데 15개 보에서 세굴 방지를 위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고, 12개 보의 경우 수문개폐 시 발생하는 충격이 반영되지 않는 등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질관리 기준을 잘못 적용하고 수질예측을 잘못해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크며, 수질관리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한 마디로 부실투성이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해 2013년 7월 공개한 3번째 감사 결과에선 담합을 방조하고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수질관리 곤란 등 부작용을 유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국토부는 건설사들의 담합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별다른 제재 없이 사업비 4조1000억원 규모 1차 턴키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하는 등 담합을 방조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22조원이 투입된 사업임에도 ‘추진력’을 이유로 정부 안팎의 반대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는데, 여기에 권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여전하다.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의 결과는 훼손된 습지의 가치 6조원, 취수원 이전 2조5000억원, 금융비용 3000억원 등 천문학적인 돈이 낭비됐다. 매년 4대강 유지관리비를 투입하고, 수공이 4대강사업에 부담한 8조원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등 그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국가시스템을 동원해 대기업에 돈만 퍼줬다는 혹평이 나올 정도다.
 
새 정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사업 추진 단계부터 정책 결정 과정, 사후 집행·관리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간의 감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집중 감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환·권도엽·이만의…전직 장관 줄줄이 조사 전망
  
청와대는 감사 대상을 한정하지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주도한 고위공무원들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당시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 대상 1순위다. 4대강 사업이 본격 추진된 것은 정종환 전 장관 시절이었다. 정 전 장관 후임인 권 전 장관은 이 때 1차관이었다. 이들은 국토부가 4대강 사업 추진을 결정하고, 집행까지 총괄하는 등 사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 
 
환경부에선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이 우선 감사 대상으로 꼽힌다. 4대강 사업 계획단계인 2008년부터 3년간 환경부 수장을 맡았다. 이 전 장관은 2010년 국회 국정감사 때 4대강 사업을 공격하는 야당 의원들에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사업성공을 자신한 바 있다.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통과시킬 때 환경부 주무 부서인 자연보전국 국장으로 있던 정연만 전 차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사업 이후 환경영향평가서는 졸속 추진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4대강 수질관리를 책임졌던 이정섭 차관(당시 물환경정책국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김건호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수공이 8조원 가량 사업비를 떠맡고, 공사를 발주한 부분에서 추궁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사장은 4대강 사업 추진 공로로 사장직을 연임하기도 했다. 심명필 전 국토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과 차윤정 전 환경본부장 등도 감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MB정부 청와대 관계자와 국무조정실 등 정책조정 그룹을 비롯,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업에 관여했던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들까지 감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감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감사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몸통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빼놓고는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다”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다만 4대강 정책을 주도한 공무원 중 국토부에 잔류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자칫 정치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로선 감사의 정확한 진행 방향을 가늠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MB측 “시빗거리 만들기보단 가뭄 극복 힘쓰라”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감사를 지시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야당과 시민단체가 수계별로 제기한 4건의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전정부 총리실 4대강사업조사종합평가위원회에서 주관한 전문가 종합평가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감사와 재판, 평가가 끝난 전전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기보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후속사업을 완결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하여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김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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