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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대출도 스마트폰으로 10분만에 지급…인터넷은행, '쉽고 싼 대출'로 흥행 돌풍
출범 3일만에 8천건·4백억 집행…홈택스 등 정보로 서류 대체
입력 : 2017-04-10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급히 자금이 필요해 신용대출을 알아보던 50대 직장인 A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가입해 가능여부를 알아봤다. 스마트폰으로 10여분간 시키는대로 따라가보던 그는 깜짝 놀랐다. 아무런 서류제출이나 자서(자필서명의 준말로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뜻함) 없이 마이너스통장(마통) 방식으로 5000만원 대출이 바로 가능했고, 금리도 시중은행의 5%대 보다 훨씬 낮은 3.01%에 불과했던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최대 2%포인트 가량 저렴한 신용대출과 중금리대출을 주력상품으로 앞세워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사흘 만에 직장인K 신용대출, 미니K 마이너스통장, 슬림K 중금리대출 등 3개의 주력 여신상품으로 8000건 이상의 대출을 승인했고, 대출 금액으로는 400억원 이상이 집행됐다. 이는 단순 대출 신청이 아니라 승인을 한 건수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재직증명서나 소득 증빙 자료가 필요 없이 대출 신청 당일 승인이 난 것으로 사실상 실시간 대출이나 마찬가지"라며 "전면 비대면 금융거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판매 실적은 시중은행이 모바일전문은행을 통해 판매한 대출 실적을 크게 앞질렀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의 경우 지난 2015년 출범한 뒤 한 달 만에 모바일 대출을 120억원 팔았고, 1년여 만에야 1000억원을 넘겼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케이뱅크는 2주만에 시중은행의 모바일 대출 1년 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뱅크가 이 같은 초반 돌풍을 일으킨 이유로는 서비스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케이뱅크 대출 상품은 대출 신청에서 승인, 지급까지 당일에 해결되는 사실상 실시간 대출이 진행된다.
 
이는 케이뱅크는 대출 신청자의 재직증명서나 소득 증빙 등 자료를 제출받지 않고 '스크래핑'이라는 기술로 대체했기 때문이다.스크래핑은 대출자가 대출심사 자료조회 및 제출에 동의하면 케이뱅크가 국세청 홈택스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불러오는 프로세스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서류 준비 부담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도 서류 위변조 우려가 없는 대출 심사가 가능하다. 시중은행에서도 스크래핑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대출 업무가 은행 창구에서 이뤄지다 보니 케이뱅크와 같은 기록적인 승인 기록은 거두기 어렵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에서는 고객이 우대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고 근무지 확인 등 대출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통상 대출 신청 이후 심사를 거쳐 승인, 지급이 되는 시점은 3~4일 가량, 늦으면 2주 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또한 케이뱅크는 점포가 없는 비대면 거래로 절감한 고정비를 우대금리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고 연 2%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직장인K 신용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2.73%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다. 이번 달 빚을 잘 갚기만 하면 다음 달 대출금리가 연 1%포인트 내려가는 '슬림K 중금리대출'도 있다.
 
대출 심사 서류 뿐만 아니라 대출자에 대한 각종 정보도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 신용등급 보다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대출자의 금융 실적을 비롯해 통신비 납부, 주주사와의 거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신용도를 재산정하며, 이 모든 것이 IT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다만 이 같은 대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케이뱅크는 올해 대출목표로 4000억원을 설정했지만, 목표 대출액을 집행하기에는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초기자본금 2500억원이 그동안의 설립과정에서 상당 부분 소진이 됐고, 증자가 필요하지만 은행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법에 묶여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수신을 확보하면 대출은 충분히 집행할 수 있지만,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본금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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