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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은 좋은데 가족 문제는 글쎄"…영남 민심에 고민하는 이재명
'기본소득' 공약에 호응…'형수 쌍욕 사건'은 부정적
입력 : 2017-02-07 오후 4:31:23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돌입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주말 '야권이 험지'인 영남 민심탐방에 나섰다. 하지만 이 시장은 영남 방문 후 고민이 생긴 모양새다. 기본소득 지급 등 복지공약은 '공짜 복지' 오해를 벗고 재평가를 받고 있지만, 셋째 형과의 불화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영남에서 역효과를 낳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3일 부산을 방문한 후 잠시 상경했다가 5일~6일 잇따라 경남 김해와 창원, 대구를 찾았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경북 안동 출신임을 강조하며 영남 민심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하는 등 야권 표심도 공략했다.
 
5일 저녁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남 창원시 창원대학교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런 부단한 정책 알리기 덕분인지 취재팀이 만난 영남 민심은 '야권의 험지'라는 인식과 달리 이 시장의 공약에 상당한 공감과 지지를 표현다. 이 시장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전해들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토,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유보론과는 결이 다소 달랐다. 특히 기본소득을 지급하되 지역화폐 형식으로 발행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은 가뜩이나 생산기반이 줄어 침체에 빠진 영남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6일 대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 씨는 "이미 대구·경북은 생산시설이 죽었고 돈이 돌지 않는다"며 "정부는 공장 확충과 부지 개발 등을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끌린다"고 말했다.
 
더구나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재명식 복지를 '공짜 복지'라고 지적하자 영남에서 이재명식 복지를 폄훼한 정서가 있었으나 오해가 벗겨지자 오히려 이 시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5일 창원에서 강연회에 참석한 김□□ 씨는 "이 시장이 해마다 1인당 100만원씩 준다고 해서 처음에는 안 믿었다"며 "그러나 호기심이 생겨 일부러 찾아보게 되고 찾아보니까 그게 누구처럼 거짓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주위에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알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후보 검증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우리 당 후보들이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상호 토론을 통해 알려야 한다"며 "후보 검증을 거친다면 저에 대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식 복지공약'에 대한 영남 민심의 호평은 후보 검증에 임하는 이 시장의 자신감이 빈 말이 아님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영남 민심은 그에게 의외의 복병을 만들어줬다. 충분히 해명했다고 여긴 '형수 쌍욕 사건'이다. 이 일에 대해 그는 "저 스스로 모욕을 느끼지만 공직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가족과의 의절을 택했다"고 강조했지만, 영남 민심은 '공짜 복지' 논란보다 이 일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대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 씨는 "아무래도 지역 정서가 예의를 중시하다 보니 어르신들은 '어떻게 가족끼리 그러냐'면서 형과의 불화를 심상치 않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영남의 보수 오피니언에 영향력이 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성남지부장이기도 한 셋째 형이 보수매체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며 이 시장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영남 민심도 이에 동조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 캠프에서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형님이 좀 자중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의절했다지만 도의적으로 더이상 뭘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도 없고 골치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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