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 핵심 인사인 최순실씨 측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상 인권을 침해했다며 구체적사안을 들어 설명했다.
최씨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상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특검이 지난 달 24일 오후 10시40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변호인을 따돌리고 최씨를 신문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행위는 특검관계자가 수사상 직권을 남용해 변호인을 배제시켜, 피고인의 변호인 조력권 행사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며 “특검이 활용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특검해당 행위자는 수사직권을 행사함에 있어 피고인에게 폭행보다 더 상처를 주는 폭언을 연발해 정신적 피해를 가했으므로 형법상 독직가혹행위죄도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최씨의 말을 인용해 “어느 특검관계자가 피고인을 겨냥해 ‘최순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언동 했다”며 “특검은 형사 피의자인 피고인의 용서여부를 조사나 증거 없이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으며 이는 초헌법적 발상이거나, 피고인에 대한 증오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노나 증오심으로 특검 업무를 수행하도록 국회가 위임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주장한 지난달 24일 최씨에 대한 특검 조사 상황은 이렇다. 최씨는 당일 오후 2시에 특검팀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던 중 수사 검사가 최씨와 면담하겠다며 동행한 오태희 변호사를 밖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오 변호사가 이에 항의하자 2시간 뒤 수사검사가 오 변호사의 입회를 허용했다.
이후 수사검사는 당일 오후10시 오 변호사에게 조사가 끝났기 때문에 변호인은 귀가해도 된다면서 최씨도 서울구치소로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오 변호사가 귀가한 뒤에도 조사가 계속됐다는 게 이 변호사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오 변호사가 귀가한 뒤 수사 검사가 최씨에게 ‘박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공동체라는 걸 자백하라’며 여러 번 소리를 질렀고 최씨는 이 때 공동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며 “최씨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하자 교도관과 함께 모 부장검사실로 이동시킨 뒤 그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특히 “당시 최씨를 조사한 모 부장검사가 최씨에게 ‘죄는 죄대로 받게 할 것이고,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들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최씨의 말을 인용해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최씨의 말을 인용, “이 부장검사가 ‘딸 유라는 물론이고 손자까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대대손손 이 땅에서 얼굴을 못 들게 하고 죄를 묻고, 죄인으로 살게 할 것이다. 특검에 들어온 이상 협조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후 오 변호사가 지난달 27일 이런 사정을 최씨를 접견하면서 들었고, 전날 ‘감방 청문회’에서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에게 ‘종신형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한 것 역시 특검팀에서 받은 조사의 충격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변호인단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결과 담당부장 검사가 변호인 없이 다시 조사를 하고 서울구치소로 늦게 보낸 것은 맞지만 폭언 등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면서 “그러나 최씨의 말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해 변호인단이 지난달 30일과 지난 4일 2번에 걸쳐 특검에 의견서를 내면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진정했지만 특검팀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팀은 오히려 최씨를 여러 구실로 소환하고 불응하자 트집을 잡아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며 “이런 공포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최씨가 공포감을 안고 특검에 임의 출석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와 함께 “검찰은 최씨를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모금 등 주요 혐의 사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죄로 기소했으나 특검은 같은 사안을 가지고 최씨를 뇌물 또는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며 “검찰이 출연기업에 대해 ‘피해자, 즉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봤으나 특검은 두달만에 ‘범죄자, 즉 국가가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바꿨다”며 “특검은 이에 대한 어떤 설명도 국민에게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씨 변호인들도 어느 쪽으로 방어권 준비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국민은 오죽하겠느냐”며 “이 같은 특검의 태도는 형사사법체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제7차 공판이 열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최씨 측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휴정 시간 휴식을 위해 법정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