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홍연기자] 변호사들 10명 중 7명 이상이 국정농단 핵심인사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법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소속 회원 1528명을 상대로 '현직 대통령의 강제수사 허용범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4.74%(1142명)가 박 대통에 대한 체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청와대 경내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이 보다 많은 85.14%(1301명)가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이번 설문은 박 대통령에 대한 사안으로 국한된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체포 가능 여부에 대해 서울변호사회는 학계의 학설을 전제한 뒤 질문했다. 학계에서는 부정설과 긍정성, 제한긍정설 등 3가지 설로 나뉜다. 부정설은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허용되지 않기 대문에 강제수사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은 도주의 우려가 없으며, 관련 공범 등에 의해 증거가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 역시 없다는 논리다. 때문에 단지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서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은 강제수사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긍정설은 대통령의 직무정지 여부를 불문하고 가능하다는 견해다. 체포는 소추(기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소추가 제한되는 재임 중의 대통령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체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절충설인 제한긍정설은 탄핵소추 등으로 직무가 정지된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을 체포하는 경우 최대 48시간 동안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데, 이 경우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어 국정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권한이 정지된 후에만 체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긍정설을 지지한 변호사가 462명(30.24%), 제한긍정설 지지자 680명(44.50%)으로 전체 답변 인원 중 74.74%(1142명)가 박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체포가 불가하다는 부정설을 택한 변호사들은 386명(25.26%)에 그쳤다.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 1항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2항은 ‘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돼있다. 또 같은 법 111조(공무상 비밀과 압수) 1항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관하여는 본인 또는 그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고 정했으며, 2항은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변호사회는 이 법조항에 대한 해석을 설문 대상자에게 제시하면서 박 대통령의 집무실이나 관저 등 청와대 경내에 대한 압수수색이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다. 일반론은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답변자 중 85.14%(1301명)가 압수수색이 제한되지 않고 박 대통령은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압수수색이 제한 된다는 의견을 낸 변호사는 14.86%(227명)에 불과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전국 개업 변호사의 75%가량이 회원으로 속한 법률가단체가 압도적으로 박 대통령 체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홍연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