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변호사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변호사 모임(대표 김현)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박 대통령 퇴진 성명서를 발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성명에 동참 의사를 밝힌 변호사는 130여명이다.
대헌변은 성명서에서 “역사의 현장에서 100만 명이 하나가 되어 촛불의 강을 이루고, 독재에 맞서 피를 흘리며 지켜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리는 치욕적인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 “헌법의 수호자여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의 측근은 물론 집권여당과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득권 세력과 행정부 관료들, ‘우병우 황제소환’으로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검찰 모두 정치적 시녀 노릇을 중단하고 인적 쇄신을 이뤄야 한다”며 “엄격한 수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관련자는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변호사들이 스스로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했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집회에 참여하고 발언하는 상황에서 법조인의 역할을 묻는 아이들 앞에서 기성 세대의 구태를 방관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헌변은 박 대통령의 신속한 퇴진과 결단과 분명한 입장표명, 검찰의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의 엄중한 처벌, 권력분산과 견제기능 강화 등을 통한 국정농단 재발방지 등을 구체적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다.
대헌변은 이와 함께 오는 22일 오후 5시부터 ‘국정농단 대토론회’를 열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한다.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인 김현 대표를 좌장으로,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백승재 전 한국사내변호사회장, 조순열 전 대한변협 부회장, 김유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법제연구원장), 손창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한편,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구속)의 국정농단 책임을 묻는 변호사들의 시국선언과 박 대통령 퇴진 촉구는 지난 8일 전북지방변호사회(회장 황선철)가 물꼬를 튼 데 이어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 40여명의 시국선언,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 대헌변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성명과 ‘국정농단 대토론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전국 단위로 첫 대규모 집회를 연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2203명을 비롯해 인천 142명, 경기 104명, 대전 110명, 부산 101명, 대구 101명, 광주 226명, 전북 141명 등 총 3361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했으며, 150여명이 집회와 거리행진에 나섰다. 또 지난 12일 제3차 민중총궐기집회에는 300여명의 변호사가 함께 했다.
반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대표 김태훈),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 연대(대표 차기환)는 지난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야권 3당의 박 대통령 하야 촉구는 헌정중단을 꾀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일부 변호사 단체마저 일반 시민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고 주장해 결을 달리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앞에서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 모임이 헌정질서와 법치주의 회복을 위한 변호사 시국선언 및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중앙지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