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선배님! 지금 저희의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제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우리는 당신을 대한민국의 대표로 삼으며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국민으로부터 하야 촉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모교 후배들로부터도 수치의 대상이 됐다. 12일 오후 7시30분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무대에는 박 대통령이 졸업한 성심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서강대 장희웅 총학생회장이 올라 박 대통령을 성토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서울 성심여고생들은 “박근혜 선배님, 저희는 박근혜 선배님과는 다른 후배가 되고 싶어 누군가의 지시 또는 대필 없이 이 말을 준비해왔다”고 말을 꺼냈다. 학생들은 “박근혜 선배님, 학교의 교훈을 기억하십니까. 같은 교훈 아래서 자란 선배님과 저희의 의견은 너무나 다릅니다. 성심의 교훈 세가지(진실, 정의, 사랑)는 지금 박근혜 선배님의 행동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진실이란 사전적 의미로 거짓이 없는 사실이란 뜻”이라며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지금까지 혹은 지금도 국민에게 진실이 아닌 거짓을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순실의 의견이 아닌 진실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촉구했다.
특히 마사회가 성심여고 앞 215m에 화상경마도박장을 지은 것을 두고 “특혜를 준 정유라 언니와 우리에게 상반되는 대우를 한 것이 정말로 정유라 언니 말처럼 능력 없고 돈 없는 부모를 둔 저희의 잘못인가”라고 질문할 때엔 집회 참가자 중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있었다.
대학생을 대표해 발언대에 오른 장희웅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박 대통령이 지금껏 저질렀던 모든 잘못과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의혹들에 대한 국민의 물음도 대답 없는 메아리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10년 4월17일 그때부터 저희가 사랑하는 서강의 이름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그날 서강대 개교 50주년 행사에서 ‘ 신뢰와 원칙을 존중하고 바른 가치로 한국 정치에 새 희망을 일깨워온 자랑스러운 정치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정치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고 말했다.
장 총학생회장은 “당시 학내 구성원들 역시 반발했지만 학위는 정상적으로 수여됐다. 서강이라는 이름은 그 때부터 부정당해왔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께 감히 묻겠다. 박 대통령이 신뢰와 원칙을 존중했나, 바른 가치로 새 희망을 일궜나”라고 외쳤고 시민들은 “말도 안 된다”, “서강의 잘못이 아니다. 박근혜의 잘못이다”라고 화답했다. 장 총학생회장은 끝으로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역사 속에 흘린 피와 땀을 기리며, 대한민국 대학생들 그리고 서강대생들은 투쟁하겠다”고 소리를 높여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1964년 성심여중에 입학한 뒤 성심여고로 진학해 1970년 졸업했다. 같은 해 서강대 전자공학 학사로 입학해 1974년 학교를 마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12년 11월15일 오후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성심가족의 날에 참석해 후배 학생들에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성심여고와 성심여중, 신광여중고, 배문고, 원효, 남정초교 학생과 학부모, 원효로 인근 주민들이 박 대통령 취임 후인 2013년 7월13일 저녁 서울 원효로 화상경마장 이전 예정 건물 앞에서 경마장 이전을 반대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