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른바 ‘동창 스폰서’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이번주 중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팀은 지난 추석 연휴간 전원 출근해 김 부장검사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고교동창 김모씨와 박모(46·26기) 변호사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김 부장검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확보한 이들 계좌와 통신자료 분석에 집중했다.
특별감찰팀은 특히 박 변호사를 상대로 김 부장 검사와 김씨의 금전거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김 부장검사의 부탁에 따라 돈을 빌려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현재까지 특별감찰팀이 확보한 자료 등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5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접대 받고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김씨의 뒤를 봐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김씨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을 위해 서울서부지검 담당 부서 검사들을 접촉하는 등 청탁에 응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실제로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과의 연관성을 끊기 위해 엄벌을 촉구하는 등 소위 ‘이중 플레이’를 한 사실이 드러나자 자신이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번에 문제된 사건의 금액만 1500만원이고, 수년 동안 수억원을 김 부장검사에게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에서 자금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건네줄 때에는 자신의 아내 계좌를 차명으로 빌려줬으며, 김씨가 김 부장검사를 압박해오자 김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돈을 갚을 수 있도록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특별감찰팀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 출신인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2007년 변호사로 개업해 최근까지 국내 ‘빅6’ 로펌 중 한 곳에서 형사전문 변호사로 활동했으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소규모 로펌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팀은 이 외에도 박 변호사가 지난 1월 미공개정보로 시세 조종에 가담해 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조사를 받을 때 당시 사건 담당자였던 김 부장검사가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김 부장검사가 소환될 경우 곧바로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지 이틀만에 사건이 불거져 검찰의 대국민 신뢰를 끌어내린 데다가 제기된 의혹의 질이 매우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별감찰팀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거론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동창 스폰서'의혹에 휩싸인 김형준 부장검사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으로 있던 지난해 12월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증권사 블록딜 비리 등 국내 기관투자자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