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노동조합과 고용자 측이 근로자의 시간외근무수당을 실제 근무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소급적용한다는 임금협약을 체결했더라도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나 동의할 권한을 받지 않았다면, 그 임금협약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고모씨 등 경기 용인시 소속 전·현직 환경미화원과 상용직 직원 73명이 용인시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용인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가 원고 환경미화원들이 속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과 체결한 2008년도 임금협약을 소급적용해 이미 원고 환경미화원들에게 지급한 2008년도 하반기 시간외근무수당을 반환하도록 정리하는 것은 원고 환경미화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어 무효"라며 "피고에게는 2008년도 하반기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한 차액 지급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종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산입될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 간의 합의도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범위에서 무효"라며 "근무환경의 특성 등을 감안해 노사간의 합의로 일정한 시간외근무시간을 인정해 왔다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실제 근무시간이 합의 시간에 미달했더라도 이를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씨 등은 "근속가산금과 명절휴가비, 위생수당 등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데도 전국민주연합노조와의 임금협약에 따라 이를 제외한 채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을 산정해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당하게 지급해야 할 각 수당 및 퇴직금과 실제 지급된 금액의 차액 총 8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또 용인시와 전국민주연합노조가 근로자들의 동의나 권한의 위임 없이 환경미화원들의 2008년도 하반기 시간외근무수당을 실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적용한다는 협약을 맺어 이미 지급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한 것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1, 2심은 고씨 등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으나 용인시는 "원고들의 주장은 상용직 근로자나 환경미화원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많이 향상돼있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을 통해 임금인상을 도모하는 것으로, 신의칙 위반"이라며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