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일제시대 억압과 폐쇄의 상처로 남아있던 남산 예장자락이 한 세기만에 개방과 자유를 담은 도심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22일 오전 11시 옛 통감관저 터와 옛 TBS교통방송 일대에서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의 광복‘이라는 이름으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시는 남산 예장자락 2만2833㎡의 옛 경관을 회복, 도심공원으로 종합재생하는 내용의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착공식이 진행된 통감관저 터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의 현장으로, 착공식 날짜도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조인된 8월22일에 맞춰 진행됐다.
시는 일제강점기 때 훼손된 이후 한 세기만에 맞는 광복이자 역사성과 자연성 회복을 통해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은 올해 안에 착공해 오는 2018년 3월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선정된 설계공모 당선작 ‘샛·자락·공원’을 토대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옛 TBS교통방송청사(2개동)와 남산2청사(2개동)은 해체 후 재구성한다. TBS교통방송은 상암IT컴플렉스로, 남산2청사에 입주했던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남산1청사로 모두 이전을 완료했다.
예장자락에서 명동까지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상부에는 교통방송과 남산2청사 일부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설치할 예정이다.
차량만 다니는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는 보행터널로 변신해 보행접근성을 높이며, 하부에는 이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39면)이 조성된다.
남산은 조선시대 풍수지리에 따라 안산 겸 주작에 해당하는 중요한 산이지만 예장자락 일대에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의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집단거류지가 조성되며 훼손됐다. 광복 후에는 안기부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한편, 친환경 교통수단인 곤돌라를 설치해 남산 정상부를 연결하려던 계획은 남산의 환경·경관·교통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곤돌라는 한양도성 유지관리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남산의 경관을 회복하고 고통스런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첫 시작”이라며 “공간에 대한 오랜 고민과 함께 시민, 전문가와 폭넓은 소통을 통해 시민성이 회복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남산 옛 통감관저 터와 옛 TBS교통방송 부지 일대에서 열린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착공식에서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과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해 경례하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