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지역 미취업 청년들의 한 달 생활비가 58만원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은 스스로 조달해야 해 취업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청년고용과 진로 관련 조사 전문기관인 ‘NICE R&C’를 통해 18~29세 청년 713명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조사결과(95%신뢰수준, ±3.69%p)를 22일 발표했다.
미취업 청년 월평균 지출액이 약 58만원으로 2016년 1인 최저생계비 64만원에도 못 미쳤다. 지출내역으로는 식비에 대한 지출이 2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교통·통신비 20.4%, 여가·문화생활비 17%, 학원비 1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당장 시급한 생활비를 쓰고 나면, 정작 취업 준비에 필요한 프로그램 수강 등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대부분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스스로 충당(47%)’, ‘부모·형제 또는 친척의 도움(45.7%)’을 통해 해결한다고 답했다.
지출비용을 조달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생활비를 조달할 기회와 방법 부족(48%)’으로 나타났다. ‘취업 준비와 생활비 병행 조달에 따른 어려움’이 31.3%, ‘부모 또는 친척의 경제적 지원 부재’가 18.5% 등이 뒤를 이었다.
부채 보유 현황으로는 응답자 18.8%가 부채를 갖고 있으며, 평균 부채 금액은 904만원으로 나타났다. 부채 원인으로는 ‘학자금 대출(81.3%)’이 가장 높았고, ‘생활비 대출(11.2%)’, ‘주택자금 대출(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직활동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는 ‘시간적인 여유 부족’이 39.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력 쌓기 어려움(38.1%)’, ‘자금 부족(36.7%)’, ‘나의 적성을 몰라서(30.3%)’등의 순이다.
구체적인 취업 준비활동(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어학능력, 자격증 취득’이 6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술습득을 위한 학원수강’ 48.2%, ‘인턴십’ 35%, ‘그룹스터디’ 20.1%, ‘봉사활동’ 11.9%, ‘공모전 준비’ 3.5% 등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실제, 서울시 청년수당 신청자 A씨는 매달 TEPS 시험, 매주 2회 원서를 강독하는 스터디를 만들어 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일을 준비 중이다.
A씨는 “미국 원서를 읽고 뉴욕타임스를 구독해 매일 두 편의 사설을 필사한다”며 “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번역 수업에 등록해 첨삭 지도를 받는데 매달 시험 응시료, 신문구독비, 문화센터 수강료, 스터디 운영비 등을 부담하기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B씨는 9월부터 진행되는 하반기 채용에 대비해 월·수·금요일은 앱 개발 프로젝트 스터디와 화·목·토요일은 IT 전공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B씨는 “올해 리눅스 마스터, SQLD 2개의 자격증을 획득했으며, 앞으로 OCJP와 한국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Opic도 하반기에는 최종 합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격증 취득 비용이나 스터디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사를 진행한 정병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취업을 위한 준비활동으로 어학·자격증, 그룹스터디, 공익·봉사활동, 공모전 준비, 사회활동 등 다양한 준비 활동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기존 취업 프로그램은 프리랜서나 사회활동가 등을 준비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아트홀에서 열린 ‘청년과 기업CEO 만남의 장’에서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