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10%대 중금리대출시장에 뛰어든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정책 상품인 '사잇돌대출' 실적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사잇돌대출을 통해 중금리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각 영업부에 사잇돌대출 실적을 올리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사잇돌대출자에게 '대출상환보장보험' 가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비대면 모바일대출도 가능토록 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스크래핑'을 적용해 스마트뱅킹앱을 통해 서류없이 24시간 사잇돌대출 신청이 가능토록 했다. 또한, 비대면 대출신청 시 최고 0.3%포인트의 우대이율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무방문·무서류 가입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사잇돌대출은 금융위원회가 중·저신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 상품이다. 시중은행들은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과 협약을 맺고 연 6~10% 금리로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빌려준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사잇돌대출을 판매하자 실적도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출시된 사잇돌대출의 한 달간 누적대출액은 513억2000만원(4919건)에 달했다. 신한은행이 160억원의 대출잔고를 기록한 데 이어 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도 100억원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사잇돌대출 판매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금리대출시장을 공략하는데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기존 대출상품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최근부터 급성장하는 중금리시장을 공략해오고 있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688억원에 불과하던 은행·저축은행의 주요 중금리 상품 대출잔액은 지난 4월 말 2154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은행·저축은행의 중금리상품의 대출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 만에 9배 이상의 성장세다.
은행 입장에서 사잇돌대출은 중금리시장 공략에 유리하다. 사잇돌대출자의 신용도는 4∼7등급으로, 대부분 10%내외의 중금리대출을 받아야 한다. 중금리시장을 공략하려는 은행 입장에서는 사잇돌대출 고객을 추후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유도할 수 있다.
여기에 내달 저축은행과 지방은행에서도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면서, 그 전에 고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은행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통해 이미 중금리시장에 진출했지만 저축은행과 대부업 P2P대출 등도 중금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사잇돌대출을 활용하면 이들 중신용자들을 유치하는 데 이점이 많아 적극적으로 유치영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다음달 부산·대구·광주·경남 등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에도 사잇돌 대출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은행과 저축은행에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의 사잇돌 대출을 공급하고, 향후 신청자가 늘어날 경우 공급규모 확대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중금리시장 공략을 위해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고객이 사잇돌대출 가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