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중국의 7월 무역수지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를 보이며 성장률 목표(6.5∼7.0%)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외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겹친 탓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무역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수출, 4개월째 마이너스 흐름
8일 중국 해관총서는 7월 수출액이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직전월 기록 4.8% 감소보다 개선됐지만 시장 예상치인 3.0% 감소를 하회한 결과다.
이로써 중국의 수출액은 11.5% 증가했던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수출액 증가율은 각각 -1.8%, -4.1%였다.
같은 기간 수입 역시 지난 2월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7월 수입은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감소했다. 수입 증가율이 -25.4%에 달했던 올해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직전월의 8.4% 감소와 사전 예상치인 7.0% 감소 역시 크게 밑돌았다.
7월 무역수지는 523억1000만달러 흑자로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476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던 예상과 481억1000만달러 흑자였던 직전월 기록을 모두 상회한 수치다. 다만 수입 감소 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커져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였다.
해외·국내 수요 감소 영향
지난달 중국의 수출 부진은 해외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과 유럽으로의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2%, 3.2% 줄어들었다. 미국과 홍콩으로의 수출도 각각 2%, 9.3% 감소했으며 대만과 호주로의 수출은 각각 20.1%, 8.9%나 급감했다.
쯔 라이 허 중국의 가구 수출업체인 하우스홀드팩토리의 대표는 “이 기간 위안화가 달러에 비해 다소 약세를 보여 기업들의 마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환율로 인한 이득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의 수요 둔화를 충분히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위안화는 달러에 비해 0.7% 절하된 흐름을 보였다.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중국의 무역 경기엔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전략가들은 이날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7월에도 유럽으로의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향후 몇 개월 동안 수출 감소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입의 경우 저유가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감소한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라 국내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마 샤오핑 HSBC 전략가는 “수입 부진은 국내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며 “최근 과잉생산 해결을 위한 당국의 구조조정도 향후 몇 개월 동안 중국의 수요에 훨씬 더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롄윈강에 위치한 한 항만에서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무역 경기 부진? 엇갈린 전망
7월 수출 실적 부진에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이번 지표의 부진이 향후 전반적인 무역 경기의 우려로 이어질지, 당국이 부양책을 실시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줄리안 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전략가는 “중국의 수출이 당분간 부진한 상태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국에서의 수요 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돼 중국 수출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비 라우손 소시에테제네랄 전략가는 “7월 무역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지만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암시한다”며 “현재로써는 향후 중국의 경기둔화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성장률 변동 폭이 얼마나 커질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당국이 부양책을 실시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도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WSJ이 이코노미스트 1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다수는 중국 당국이 하반기에 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조금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는 이날 “중국의 무역 지표가 당국의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 결정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다수의 전략가는 현재 부양책보다 당국의 구조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