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정부 실세로 통하는 우병우(49·사법연수원 19기)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넥슨 부동산 매매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 이어 20일에는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문일답 형식으로 해명에까지 나섰다. 그는 검찰 수사 가능성에 대해 "부르면 가야 하지만 나는 모른다는 것 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거취에 대해서는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의혹"이라며 "이런 문제로 공직자가 그만 둬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날 우 수석의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전날 우 수석은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는 자신이 2011년 3월 매매거래 당일 계약 장소에 갔다고 시인했다.
우 수석은 "계약할 때 장모님이 장인이 돌아가시고 큰 거래를 하는데 와 달라고 해서 갔다"며 "주로 한 일은 장모님을 위로한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우 수석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검사 사위가 처가의 중대한 법률문제에 대해 전혀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처가와 나를 동일시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우 수석은 또 땅 거래 상대자가 넥슨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김 회장에게 (토지 매입을)부탁했다 것이 핵심"이라면서 "강남 땅도, 김 회장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석연치 않다. 우 수석이 적극적으로 토지 매입을 부탁했다면 불법성이 더 크겠지만, 기업이 고위 공직자와 거래를 할 때에는 기업이 알아서 먼저 움직이는 것이 통상적이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진경준 검사장과 넥슨간의 주식 거래도 김 회장이 먼저 주식 매입을 권유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우 수석이 논점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 수석은 변호사 시절 홍만표(57) 변호사와 ‘몰래 별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부인했다.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다. 고향과 학교는 다르지만 홍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2기 선배고,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두 사람은 대검찰청에서 함께 일했다. 특히 2009년에 우 수석은 대검 중수1과장이었고, 홍 변호사는 그 직속 상관격인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다. 또 두 사람 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근무했다.
홍 변호사가 퇴임 후 기업인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휩쓸었던 만큼 우 수석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몰래 별론’의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홍 변호사와 ‘정운호 게이트’ 브로커 이민희(56)씨는 검찰 조사에서 우 수석과 함께 일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해 12월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우병우 민정수석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