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직속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에 못이겨 사망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현직검사의 자살사건에 대해 대검찰청의 본격적인 감찰이 착수됐다.
대검찰청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현재까지 유족과 언론에서 제기한 모든 의혹을 원점에서 철저히 조사해 폭언.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를 명백히 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난 8일 감찰본부에 지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진상조사 단계에서 감찰단계로 전환됐다.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56·사법연수원18기)는 앞서 유족을 면담한데 이어 이날 부산으로 찾아가 유족을 방문 조사했다.
이와 함께 숨진 고 김홍영(33·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SNS를 통해 밝힌 각종 의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서울남부지검 소속 검사실 직원과 동료검사, 사법연수원 동기 등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검사는 지난 5월 19일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동료 검사에게 발견됐다. 이후 대검은 김 검사의 소속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에 자체 진상조사를 맡겼으나 별 진척이 없었다.
그러나 김 검사 유족이 지난 6월1일 대검에 정식으로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김 검사가 생전에 SNS를 통해 고통을 호소한 내용이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SNS 내용에는 "부장검사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자살 충동이 든다", "술자리에서 공개적인 폭언을 들으며 자괴감을 느낀다", "(부장검사)가 동료 검사 결혼식장에서 조용히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고 다그쳐 안 될 것 같다고 했더니 피로연 끝나고서 까지 계속 욕을 했다 견디기 힘들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 평검사들 사이에서는 집단 움직임도 감지됐으나 지난 5일 김 검사 동기 990여명 중 712명(실명 450명)이 집단성명서를 내고 김 검사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김 검사의 어머니 이모씨는 아들 동기들의 집단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부장검사도 지검장도, 검찰총장도, 장관도 위로나 사과 한 마디 안 했다“며 ”아들이 4개월 동안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을 생각을 하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오열했다.
이어 “부장검사를 대검에서 철저히 조사한 뒤 해임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아들의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검찰은 진지하게 반성해 다시는 우리 아들이 겪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검사에게 자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김 모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현재 서울고검으로 보직이 이동된 상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김홍영 검사 죽음에 관한 진상구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이 성명서를 들고 대검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