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정부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으로 분류된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다음 구조조정 대상은 어떤 업종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나머지 5대 취약업종 가운데 글로벌 수주절벽과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건설·철강 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1트랙)에 이어 주채무계열 관리를 통한 상시 구조조정(2트랙)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3개 트랙의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조정 3트랙 접근법(경기민감업종·부실징후기업·공급과잉업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은 재무구조 악화로 부실 징후를 보이는 기업을 미리 가려내 채권은행들의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는 주채무계열 평가를 마무리하고 있다.
금감원이 대기업그룹 중 부채비율과 수익성 등의 지표가 악화한 그룹을 우선적으로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삼기로 하면서 조선·해운을 비롯한 철강·건설 등 취약 업종 기업이 많은 대기업그룹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선·해운의 문제가 과다경쟁 공급과잉에 따른 것인데 철강, 건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은 수년째 취약업종으로 찍혀 있고 철강은 대표적으로 포스코 등이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주채무계열 평가와 함께 상시 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해 상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개별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대상에 오른 602개사를 평가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으로 평가 결과가 나온다. 이 때 C등급(워크아웃)과 D등급(법정관리)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
작년 말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는 C등급 11개사, D등급 8개사 등 총 19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54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이 됐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14개로 가장 많았고, 철강이 11개, 전자 8개, 조선 4개 순이었다.
금융권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도 건설과 철강 업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설사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신규수주가 손에 꼽을 정도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또 작년 한 해 강제로 끌어올려놓은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도 정부가 지난 4월 조선해운업을 경기민간업종으로 선정하면서 구조조정 칼날을 피한 바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은 몇년 전부터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상당한데 구조조정 여파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다"며 "당장 회사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철강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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