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대산=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 2일 방문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95만평 규모의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부지, 그 중에서도 석유화학 자회사 현대코스모의 제2 벤젠·톨루엔·자일렌(BTX) 공장에서는 'MVR(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기계적 증기 재압축기)' 막바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MVR은 공정 후 발생한 폐열을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회수해 스팀으로 재사용 할 수 있게 하는 폐열회수 시스템이다. 낮은 온도에서 발생하는 저압 스팀을 타사 대비 높은 시간당 약 120만톤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에너지 비용을 감축해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코스모는 이 장치에 250억원을 투자, 연간 약 150억원의 비용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코스모는 현대오일뱅크가 일본 정유사 코스모오일과 50대 50 합작투자로 세운 석유화학 업체로 지난 2013년 2월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나프타와 혼합자일렌(MX)을 원료로 파라자일렌(PX)과 벤젠 등을 연간 137만톤 생산해 중국에 80~90%를 수출하고, 일부는 국내 화학사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PX 시황 악화로 2년 넘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MVR 등 에너지 개선 사업과 원료 다변화 등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 해온 현대코스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9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9분기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485억, 영업이익 249억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현장에서 만난 박강우 기술기획팀 BTX 담당자는 "PX와 벤젠 가격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생산을 조절했고, 현대오일뱅크와 방향족 제품 생산에 유리한 중질 나프타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현대오일뱅크 대산단지 내 현대코스모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올해 말부터 MX를 생산하는 현대케미칼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현대코스모·현대쉘베이스오일→현대오일터미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0대 40 비율로 출자해 현대오일뱅크 대산 단지 내 22만㎡(6만5000평) 부지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공정률 90%를 달성했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BTX 공정의 주 원료인 MX 대부분을 수입해 왔지만 앞으로는 자체 조달을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코스모는 현대케미칼 가동 전까지 '적자 탈출'이라는 보수적인 목표를 잡았었지만 지난 5월까지 지속적으로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며 "현대케미칼 가동 이후엔 MX 가격이 더 낮아지면서 PX 시황이 다소 나빠지더라도 올해 흑자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업계 최고인 39.1%의 고도화 비율로 정유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자체적으로 8600억원, 현대쉘베이스오일과 현대오일터미널 3000억원 등 총 영업이익 1조원이 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