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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조선, 차세대 동력은 해양레저…업계는 '글쎄'
31일 바다의 날 맞아 전경련 제안…"이탈리아·남아공 성공적"
입력 : 2016-05-30 오후 5:19:32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국내 조선업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에서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해양레저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국내 경기,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오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레저선박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융복합된 해양레저산업을 미래 동력으로 키우자고 제안했다. 조선 강국인 한국은 우수한 기술 인력,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긴 해안선을 보유하는 등 해양 관광환경도 우수하며, 레저선박 제조 과정은 일반 선박 공정과 비슷해 전환 교육만 실시하면 우수 인력들이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중소형 조선소는 강선(steel ship)을 생산하고 있다"며 "강선 제조시설의 핵심인 선대, 도크 등은 대형요트를 제작하고 수리하는 설비로 활용이 가능해 유휴 생산설비도 전환해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해양협회(ICOMIA)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의 레저선박 보유대수는 인구 4875명당 1척 꼴로, 미국 24명당 1척, 이탈리아 132명당 1척 등과 비교할 때 미흡한 수준이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일대에서 열린 '2016 부산슈퍼컵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요트들이 바다를 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경련은 이탈리아 비아레지오(Viareggio) 지역을 쇠락한 조선소가 레저 선박 제조단지 중심으로 거듭난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이 지역의 일반 선박 생산업체 세크(SEC)가 2002년 도산하자 베네티(Benetti) 등 12개 요트업체가 이를 인수해 일반 선박용 조선소와 유휴 항만시설을 레저선박 제조용으로 전환했다. 이후 30여개 레저선박 제조업체와 1000개 부품생산업체가 밀집한 클러스터가 형성돼 전세계 슈퍼요트의 22%를 생산하는 레저선박제조 중심지가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가가 레저선박 제조업을 육성해 유럽, 미국, 호주 등에 요트를 공급하는 국가로 성장한 사례다. 기술 전수를 위해 뉴질랜드와 제휴를 맺었고, 자국 수출과 생산 실적을 쌓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재정을 보증해 해외 유명업체의 지사와 공장을 유치했다. 그 결과 세계 멀티헐(선체가 2개 이상인 레저선박)의 30%를 생산하는 국가로 도약했다는 설명이다. 
 
뉴질랜드의 아벨타스만 국립공원에서는 1박2일에 300달러 가량의 비용으로 요트, 카약, 수상택시 등을 편도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해양레저코스가 인기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도선사업법·수상레저안전법 등으로 업체간 제휴가 어려워 이 같은 바닷길 투어 코스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는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양레저가 증가한다고는 하지만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선박을 만드는 조선사들이 레저선박을 만드는 것이 위기 타개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중소 조선사들에게도 크게 실효성 있는 제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여러 방법의 일환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경기 자체가 좋아야 가능한 산업이고, 돈을 못번다고 해서 세부업종을 아예 전환하자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다같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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