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MBC가 직원들 동의 없이 컴퓨터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해 노조활동을 감시한 것은 불법으로, 노조원 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MBC본부 등이 "불법 정보열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을 배상하라"며 M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MBC와 관련 전·현직 임직원들은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 본부에 공동으로 각각 15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 또 강모씨 등 언론노조 MBC본부 간부 2명에게 각각 150만원을, 조합원 4명에게 각각 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도 확정됐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개인정보를 관제서버에 일괄 저장해 수집·보관한 행위와 열람한 행위는 정보주체에 해당하는 원고 개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감시 프로그램이 설치된 시점은 쟁의행위가 한창인 시기였고, 수집·보관·열람된 정보는 당시 진행 중이던 쟁의행위와 관련된 내부 정보, 기본적 단결을 위한 조합활동 관련 정보까지 망라되어 있다"며 "피고들의 이런 행위는 원고 노조들의 일상적인 조합활동과 쟁의행위를 위축하고 방해해 집단적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들은 이런 불법해위를 직접 행하거나 행한 사람의 사용자고, 프로그램도입을 결재하고 승인한 사람들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이 있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MBC는 2012년 MBC노조파업 중 직원들의 동의 없이 트로이컷 프로그램을 설치해 직원들이 전송하는 노조활동 등에 관한 메일과 메신저, 파일 등을 관제서버로 전송되게 한 다음 수집·보관하고 열람했다.
이에 MBC 노조원 등은 MBC가 자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고 노조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 역시 침해했다며 MBC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 2심 판결은 MBC 노조원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했으며, 이에 불복해 MBC가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