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산업계가 공급과잉에 시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일 국내 주요 업종단체 30곳을 대상으로 주력 생산품의 수급 현황을 물은 결과, 이중 90%(27곳)가 '공급과잉 상태'라고 답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답한 단체는 10%(3곳)였으며, '수요가 초과 상태'라고 답한 업체는 단 1곳도 없었다.
공급과잉 상태라고 응답한 업종단체 중 12곳은 '경쟁국의 시장 진입 증가'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단기적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꼽은 곳은 9곳이었다. '국내 경쟁기업의 생산증가'와 '산업 사양화로 인한 지속적 수요감소'가 뒤를 이었다.
업종단체들은 현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 이상 장기 지속될 것으로 본 단체가 29.6%(8곳)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내, 5년 이내라고 답한 업체는 각각 3곳, 6곳이었다. 3년 이내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본 업종단체는 8곳이었다.
업종단체의 80%는 현재 경기상황을 '불황'으로 인식했다. 56.7%(17곳)는 '장기불황'이라고 응답했으며, 23.3%(7곳)는 '일시적 경기 부진'으로 판단했다. '일시적 경기 호전' 국면으로 본 업종단체는 6곳에 불과했다.
산업 성장성에 있어서도 86.7%(26곳)가 '성장 정체기 및 사양화 단계'라고 답해 산업의 고령화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나탄났다. 고도성장기나 완만한 상승기라고 응답한 곳은 13.3%(4곳)에 불과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산업의 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황이 지속될 경우 가장 우선해야 할 조치로는 38.8%(19곳)가 감산 또는 조업단축을 선택했다. 투자 축소도 20%(10곳)로 높았으며, 인력감원·사업분할·자산매각이 뒤를 이었다.
자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신시장 진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21.1%(12곳)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구개발(R&D) 확대(10곳, 17.5%), 핵심사업 중심 사업개편(10곳, 17.5%) 등으로 나타났다.
산업계가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것은 역시 규제완화였다. 정부가 우선해야 할 정책으로 26.3%(15곳)가 '기업규제 완화'를 꼽았다.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13곳, 22.7%), '신시장 개척 지원'(12곳, 21.1%) 등도 높은 비율로 지목됐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공급과잉 문제를 국내 차원이나 단기적 관점에서만 보고 다운사이징 중심의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 향후 경기 회복 시점에서 사업기회 자체를 날려버리고 경쟁국에게 기회를 이전시키는 교각살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 따라 옥석을 가리는 구조조정도 중요하지만, 외부적 요인이 불황의 큰 원인인 만큼 미래 경기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보유 여부를 판단해 보릿고개 동안 체력 유지를 위한 구조지원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