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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정규직 해고규제 완화해야"…한국 현실과 괴리
입력 : 2016-05-18 오후 4:57:28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한국이 노동개혁을 성공하려면 독일처럼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노동시장을 함께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발달 산업이나 사회 안전망 제도 등 처한 환경이 다른 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독일·이탈리아·프랑스의 노동개혁을 분석해 발표했다. 전경련은 "독일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규제를 동시에 개혁한 반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비정규직만 일부 완화했다"면서 "그 결과 지난해 독일은 실업률이 5%까지 하락했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실업률이 10%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2005년 독일 11.2%, 프랑스 8.5%, 이탈리아 7.7%였던 실업률이 지난해에는 독일 4.6%, 프랑스 10.4%, 이탈리아 11.9%로 변화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독일은 2003년 해고보호법 미적용 사업장 확대, 경영상 해고에 따른 보상금 청구권 신설, 24개월의 파견기간 규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하르츠 개혁'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시장 규제를 개혁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트레우 개혁, 비아지 개혁을 통해 파견제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근로계약을 인정하는 비정규직 규제 완화만을 추진했다. 프랑스도 신규 고용 이후 2년간 해고제한규정 적용을 유예하는 '신규고용계약' 등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존 정규직에 대한 유연화 방안은 없었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전경련은 "금융위기 이후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높은 실업률을 타개하기 위해 정규직 해고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개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19대 국회가 정년 60세 의무화법과 파견법·기간제법을 통과시키는 등 노동시장이 경직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다른 객관적인 지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OECD의 2013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정규직 노동자의 해고규제 경직성 지수는 2.17로 OCED 평균인 2.29보다 낮았다. 5년 이상 장기근속 정규직 노동자 비율도 19.7%로 OECD 평균인 36.2%보다 크게 밑돌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이미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경우 규제 경직성이 1.17로 한국보다 크게 낮았으나 OCED 국가 가운데 5년 이상 장기근속 노동자 비율은 33.5%로 한국보다 높았다.
 
또 한국의 정규직 노동자 '개인해고' 보호규제는 34개 회원국 중 12위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 반면 '집단해고' 보호규제의 경우 30위로 상당히 유연한 상황이었다. 한국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경직성이 높다거나 노동 경직성이 실업률로 직결된다고 전제한 전경련의 주장은 다소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노동·기술집약적 산업이 발달한 독일의 경우 실업수당이 굉장히 높고 2·3차 교육이 잘 구축되어 있는 등 사회 안전망이 확실하며, 노동시장 유연화가 되어있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사회안전망 보장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안전망이 보장돼 있을 때 비로소 노동 유연화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는 노동 유연화 전에 선행돼야 할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자료/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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