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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장학회 통화' 녹음 보도 기자 선고유예 확정
대법원 "제3자로서 대화 녹음·보도는 위법"
입력 : 2016-05-12 오후 6:25:3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사건을 몰래 녹음해 보도한 혐의로 기소된 한겨레신문 최성진(43) 기자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2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기자에게 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에 대한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이기 때문에, 통화연결상태에 있는 휴대폰을 이용해 대화를 청취?녹음하는 행위는 작위에 의한 통비법 3조 위반행위”라며 “같은 법 16조 1항 1호에 의해 처벌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피고인이 당시 대화를 ‘청취’ 및 ‘녹음’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없고, 그 ‘공개’ 행위 역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또한 옳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2012년 10월 최필립 전 장수장학회 이사장과의 전화연결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최 전 이사장이 MBC 관계자와 장학회 소유의 MBC 지분 매각을 논의한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몰래 듣고 불법적으로 녹음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녹음 부분에 대해 "적극적 녹음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작동하고 있던 녹음기능을 소극적으로 중단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녹음 행위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보도부분 역시 "녹음하고 있다는 자체를 신의성실원칙이나 사회상규를 어긴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녹음이 적법하게 평가된 이상 녹음 내용을 보도를 통해 공개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로 판시, 징역 4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유예했다.

 

그러나 2심은 "전화통화가 종료된 이후,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제3자로서 최 전 이사장 등의 대화를 청취·녹음한 것은 위법하고, 대화 내용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공개해야 할 만큼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며 "비실명요약보도를 넘어 실명과 전문을 언론에 보도함으로써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일탈했다"며 형을 가중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최 기자는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기자의 일이고 나는 기자로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감춰진 진실을 국민 앞에 드러낸 게 죄가 된다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 대법원 선고와 관계없이,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취재 상황이 다시 한 번 펼쳐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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