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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50대 도둑 무차별 폭행해 사망시킨 20대…상해치사
최초폭행 후 움직이지 못하게 위험물로 추가 폭행
입력 : 2016-05-12 오후 3:45:5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자신의 집에 들어와 절도행위를 하다가 들켜 도망가려던 50대 절도범을 무차별 폭행해 사망케 한, 이른바 ‘원주 도둑 뇌사 사건’의 가해자인 20대 남성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2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최모(2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해치사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초폭행으로 피해자가 쓰러진 뒤 신고를 하려다가 꿈틀거리는 피해자를 보고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으로 다시 다가가 후속폭행을 했다”며 “이 후속폭행은 단지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의사만으로 행한 것이어서 침해상황과 방위의사를 인정할 수 없어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면, 소리를 질러 이웃의 도움을 청하거나 끈 등으로 포박할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외할머니가 말릴 때까지 계속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있었고 경찰이 도착할 당시 현장은 피해자가 흘린 피로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사건 당시가 야간이고 다른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까봐 경황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법정에 오기 전까지는 그와 같은 주장을 한 바도 없고 실제 당시 경찰이 올 때까지 가족들의 상태를 확인한 바조차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며 “정당방위 등의 주장을 물리치고 상해치사의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은 옳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만19세이던 2014년 3월 군입대 신체검사를 받은 뒤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가 귀가해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갔다가 물건을 훔치러 온 김모(사망당시 55세)씨와 맞닥뜨렸다.

 

최씨는 누구냐고 물었지만 김씨가 대답을 얼버무리며 도망가려 하자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강타했고 김씨는 눈가에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일으키려 했다. 최씨는 다시 주먹과 발로 김씨 얼굴과 온 몸을 수회 가격했다.

 

최씨는 김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나가려다가 김씨가 거실 장롱 쪽으로 기어가자 다시 돌아와 도망 못 가도록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운동화발로 김씨의 뒤통수를 수차례 걷어찼고 이어 알류미늄 빨래 건조대와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가죽허리띠를 풀어 띠 부분으로 김씨를 폭행했다.

 

이후 최씨 외조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119를 불러 후송시켰으나 뇌사상태에 빠졌고 최씨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정당방위 또는 야간에 어머니만 있는 집에 절도범이 들어온 경악 또는 흥분상태에서 벌인 과잉방위로 무죄”라고 주장하면서 항소했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김씨가 사망했다. 이에 재판부는 상해치사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잘못이 피고인의 집에 무단침입하여 절도 범행을 하려던 피해자에게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40시간을 명령했다. 이에 최씨가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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