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무원금에 대해 연체이자와 이자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도록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채무자가 파산 및 면책 신청을 하면서 채권목록에 채무원금만 기재했더라도 채무는 면책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채무자 서모씨가 채권자 김모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강제집행 청구이의 사건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파산 및 면책신청 당시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파산채권자로 피고를 기재하고 채무원본을 기재한 이상 피고는 파산채권자로서 원고의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가 원고의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등에 관해 전혀 심리함 없이 원고가 채권자목록에 이자채무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자 채무를 비면책채권에 해당하고, 이자 채무 불이행에 따른 효과로 원고에게 건물명도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는 대여금채권 담보로 건물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았기 때문에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이자 지급채무 등 불이행으로 원고의 파산 및 면책신청 이전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면책결정으로 화해권고결정 전부에 대해 집행 배제를 구할 수 있는지 원심으로서는 더 심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2006년 7월 김씨에게 600만원을 이율 연 24%로 5개월 동안 빌리면서 그 담보로 자신이 살고 있는 대한주택공사 주택에 대한 1400여만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해줬다.
이후 서씨가 만료기간까지 돈을 갚지 못하자 김씨는 계약대로 주택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냈다가 연체이자 260만원과 빌린 돈 600만원에 대한 이자를 매월 10만원씩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2009년 11월 확정받았다. 결정에는 김씨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을 명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서씨는 이후 2013년 4월까지 580만원만 지급한 뒤 법원에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해 이듬해 면책결정을 확정받았다. 이에 김씨는 서씨가 화해권고결정상 의무를 어겼다며 건물에 대한 강제집행을 청구했고 서씨는 이에 맞서 청구이의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부는 서씨가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할 당시 이미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이자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 일부러 채무 원금만 적었기 때문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이자채무는 면책되지 않는 채무라며 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서씨가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