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일본은행(BOJ)이 15일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기금 규모를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와 수출 부진에 경기침체(리세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대다수 전문가는 오는 7월 전후로 BOJ의 부양책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다.
금리 동결·경기 판단 하향
BOJ는 이날 14~15일 이틀 동안 진행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80조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금리는 회의에 참석한 9명의 위원 중 7명의 찬성, 자산 매입은 8명의 찬성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날 BOJ의 보고서에 경기 판단에 대한 문구도 바뀌었다. BOJ는 이날 ‘완만한 회복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경기 판단 문구를 ‘신흥국 경기둔화에 따라 수출과 생산이 부진하지만 경기 회복 추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다’로 대체했다.
BOJ가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한 것은 소비세율을 8%로 인상한 지난 2014년 4월 이후 1년 11개월만이다.
또 신탁은행이 맡기는 예수금펀드(MRF) 자금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 대신 5월부터 제로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가 파급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리세션 우려는 여전
BOJ의 금리 동결에도 일본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계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각종 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여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1월 일본의 무역과 소비 지표는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월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9% 감소해 시장 예상치 11.3% 감소와 전월 8.0% 감소를 모두 하회했다.
1월 가계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감소해 시장 예상치 2.7% 감소를 밑돌았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0%를 기록, BOJ 목표치인 2%에 한참 못 미쳤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경제연구소(JCER)는 보고서에서 “1월 일본의 GDP가 수출 악화와 내수 침체 탓에 전월에 비해 0.4%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2015년 10~12월·회계연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도 전 분기에 비해 0.3%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두 개 분기 연속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면 기술적 침체로 평가되는 만큼 리세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 생명보험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1월 각종 경제 지표는 이미 부진하다”며 “올해 1분기(1~3월)도 현 상태에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2분기(4~6월)에도 정체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15일 도쿄에 위치한 BOJ 본사에서 기자회견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상반기 부양가능성 커졌다
리세션 우려가 고조되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BOJ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시타 마리 SMBC 증권 전략가는 “1월 마이너스 금리 채택 이후 소비 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물가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하방 리스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토 히로아키 토카이 도쿄 전략가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마친 후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전략가 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13명은 BOJ가 올해 여름을 전후로 본격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에 있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응답자 중 4명은 오는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4월과 6월을 점친 응답자는 각각 3명씩이었다.
바클레이즈와 JP모건 역시 기존 3월에서 최근 7월로 BOJ의 부양 전망 시기를 수정해 발표했다.
다만 오는 4월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있다.
전날 이즈미 다베이러 HSBC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7월을 예상했으나 최근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 일본 경제에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며 “BOJ가 4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